"큰 결정 해야" 기자들 완벽히 속였다…트럼프의 '연막 작전'

입력 2026-03-03 06:58
수정 2026-03-03 07:2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승인하고도 공식 석상에서는 협상을 이어가는 듯한 것처럼 발언한 것은 치밀한 '연막 전략'을 구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던 케인 미 합참의장이 2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밝힌 타임라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38분, 대이란 군사작전인 '장대한 분노' 개시를 최종 승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전을 승인한 시점은 텍사스주 방문을 위해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이동 중이던 때였다. 그는 기내에서 "작전 승인. 중단 없음. 행운을 빈다"고 지시했다. 이후 오후 3시50분 코퍼스 크리스티 국제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이 이미 시작됐음에도 철저히 평소와 다름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에 도착해 기자들로부터 이란 공격 결정 시점이 얼마나 가까웠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말하지 않겠다"며 "(알 수 있다면)여러분들이 역대 최고의 특종을 잡았을 텐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합의를 원하지만, 우리는 의미가 있는 합의를 할 것"이라며 "난 되도록 평화로운 방법으로 하려고 하지만, 그들은 매우 까다롭고 위험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작전 개시를 승인한 상황에서도 공개적으로는 여전히 결정을 고심 중인 듯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심지어 연설 직후에는 자신의 대선 유세곡이었던 'YMCA' 음악에 맞춰 손을 흔드는 등 간단한 춤 동작을 선보이는 등 극도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란과의 추가 협상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외교적 메시지를 유지하는 한편, 물밑에서는 공격을 위한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면서 기습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경계 태세를 낮추고 기습 공격 목표를 최대로 달성하기 위한 전형적인 연막작전으로도 볼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고위 당국자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시간과 장소를 파악해 몰살 수준의 공격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이번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고 이란 군 수뇌부가 큰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군 지도부 제거에 4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알다시피 그 작업은 약 1시간 만에 완료됐다"고 밝혔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