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줄 게 없으면 사람도 없다"…세계 최대규모 통신 박람회 오픈런 해보니 [MWC 2026]

입력 2026-03-02 20:02
수정 2026-03-02 20:34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공식 개막하는 2일(현지시간) 스페인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은 오전 7시 30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세계 통신사업의 트렌드를 가장 빨리 파악하기 위해 나선 통신사업자와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면서다.

공식 개막일에도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린 부스는 중국 휴대폰기업 '아너'였다. 각국에서 모인 통신업계 사람들은 아너 부스에 놓인 세계 최초의 로봇 휴대폰을 직접 보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했다. 2대의 휴대폰을 아너는 관람객들을 로봇폰 앞에 세워놓고 얼굴을 인식시킨 뒤 로봇 카메라가 해당 인물을 따라오는 모습도 시연했다.

아너는 로봇 휴대폰과 함께 로봇 손, 휴머노이드 본체 등 피지컬AI 시장을 정조준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9시 정각에 맞춰서는 전문 댄서와 함께 춤추는 휴머노이드도 볼 수 있었다. 아너 기술총괄은 이날 "우리의 휴머노이드 기술이 세계 시장에 한 방을 날린 계기가 됐다"라며 "이 넓은 피라 그란 비아에서 우리 부스만큼 붐비는 곳이 없다"고 자신했다.


또다른 중국 기업 샤오미가 내놓은 하이퍼카에도 인파가 몰렸다. 하이퍼카 앞에서 샤오미 관계자의 설명이 시작되자 다른 부스에서 이를 듣기 위해 자리를 옮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던 노키아도 올해 네트워크 기반 피지컬AI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로봇을 들고 나오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가장 눈에 띈 건 부스 간 인파의 격차였다. '보여줄 것' 없이 오로지 통신·네트워크 기술만 들고 나온 기업의 부스는 외면당했다. MWC가 더이상 네트워크만이 아닌 AI와 휴머노이드 등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됐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실재하는 기술이 아닌 개념만으로는 흥미를 끌기 어려운 현장이 됐다는 게 통신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통신3사 부스도 이같은 트렌드가 반영됐다. LG유플러스는 부스 중앙에 익시오가 탑재된 로봇을 전시하며 직접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KT도 로봇을 내놨다. 로봇 서비스 플랫폼 'K-RaaS'를 전시하며 로봇이 직접 구동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로봇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시연했다. SK텔레콤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A.X K1'을 전시하고 생성형 대형언어모델(LLM)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