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 박람회 모바일콩그레스(MWC) 2026 개막에 맞춰 '6G 네트워크'의 청사진을 첫 공개했다. 국내 유일하게 5G 단독모드(SA)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로서 차세대 네트워크 상용화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경쟁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KT가 제시한 6G 비전은 ‘인공지능(AX) 혁신의 핵심'이다. 6G를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니라 AI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드는 통합 인프라로 규정했다. 피지컬 AI 시대의 연결성, 신뢰성, 지능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6G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KT가 이날 공개한 6G 비전의 핵심은 AI와 네트워크의 상호보완 관계다. 네트워크가 AI 구동을 서포트라는 ‘AI를 위한 네트워크’ 개념과 AI다 요구하는 초저지연·초고신뢰 성능을 네트워크가 보장하는 ‘네트워크를 위한 AI’를 동시에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이날 KT는 6G 시대의 초연결성을 구현하기 위해 지상·해상·공중을 모두 커버하는 통신망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어떤 상황에서도 100% 끊어지지 않는 통신망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도심과 실내 환경에서의 체감 품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재난·재해 상황에서도 끊김 없는 연결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6G와 함께 위성통신을 결합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위성망을 운영하는 사업자로서의 강점을 살려 비지상망과 지상망을 결합해 차세대 네트워크 사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KT 이종식 네트워크연구소장은 현장에서 "KT는 'KT SAT'이라는 위성 인프라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데서 이미 강점이 있다"며 "지상 이동통신망과 위성 인프라를 결합할 수 있는 구조적 기반을 이미 갖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지상·해상·공중을 아우르는 6G의 3차원 커버리지 구축에서 유리한 출발점을 확보하게 됐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5G SA 기술을 이미 확보한 통신사업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5G SA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초저지연 서비스, AI 기반 네트워크 제어 등 6G로 진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의 전제 조건으로 평가받는 기술이다. 5G SA를 제공하지 못하면 6G 사업자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통신사 주파수 재할당의 조건으로 '5G SA 서비스 필수 구축'을 내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소장은 이날 "KT는 국내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5G SA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타사보다 더 오랜 기간 5G 아키텍처를 구축·운용해 온 경험이 6G 구조 설계 및 상용화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술적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KT는 AI의 힘을 빌려 6G 네트워크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AI를 활용해 인력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 소장은 "통신과 AI 고성능 컴퓨팅를 통합한 구조를 통해 인프라 투자의 유연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운영 방식도 근본적으로 '자율 네트워크' 형태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네트워크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해 네트워크 설계부터 구축·관제까지 모든 과정의 자동화를 추진한다. 현재 인력이 필요한 수동 네트워크 운영에서 AI 오퍼레이터가 운영하는 자율 네트워크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