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에 1000억 선지원"…김병주, 주택 등 담보로 자금 마련

입력 2026-03-02 18:13
수정 2026-03-03 00:52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지 1년을 맞은 홈플러스가 생존 갈림길에 섰다. 채권단 의견조회를 마친 법원은 이번 주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사진) 자택 등을 담보로 재원을 마련해 홈플러스에 1000억원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선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홈플러스 청산 시 채권자 지위도 내려놓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4일까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채무자회생법상 회생 기업의 회생계획안은 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 이내 가결돼야 하며,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면 6개월을 연장할 수 있다.

법원은 채권자와 노동조합, 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인의 입장을 종합해 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이해관계인을 상대로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연장과 관련한 의견 조회를 마쳤다.

홈플러스 양대 노조와 MBK는 회생절차가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MBK는 회생절차가 연장되면 곧바로 1000억원의 DIP 대출을 선집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종전엔 산업은행,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씩 거둬 총 3000억원의 홈플러스 DIP를 마련하자고 했다. 그러나 산은과 메리츠 모두 난색을 보이자 다른 주체들의 DIP 대출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먼저 나서겠다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새 관리인 체제하에 회생계획안이 제출되면 메리츠와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추가 투입하자는 제안도 냈다.

선집행되는 DIP 대출 1000억원은 MBK가 금융회사에서 빌리는 돈으로 마련한다. 김병주 회장의 서울 한남동 자택 등 개인 재산이 담보로 활용됐다. 동시에 MBK는 홈플러스에 1000억원을 빌려주며 별도의 담보를 설정하지 않기로 했다. 추후 회생절차 연장에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실패하면 DIP 대출 1000억원에 대한 권리도 포기하기로 했다. MBK의 이 같은 의사는 법원과 국회 정무위원회 등 정치권에 전달됐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연장 시 슈퍼마켓사업부(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을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몸값만 총 3000억원으로 예상되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복수의 인수 후보자가 비밀유지계약(NDA)을 맺고 실사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채권단 등이 협조해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유암코로 관리인 교체가 이뤄지면 홈플러스 회생절차에 탄력이 붙기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