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선박 탄소배출 측정"…부산, 스타트업 지원 빛났다

입력 2026-03-02 17:25
수정 2026-03-03 10:36
인공지능(AI)이 항만에 드나드는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실시간으로 산출하는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센서가 감지한 선박의 오염물질 데이터를 AI가 역추적 분석해 배출량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부산연구개발특구가 지역 스타트업 데이터플레어에 한국해양대학교의 ‘해조류 탄소 흡수량 계산 기술’을 이전하도록 지원하면서 가능해진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특구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설립된 연구소기업 24곳 중 18곳이 국가전략기술 분야 딥테크 기업으로 집계됐다. 부산연구개발특구의 연구소기업 육성 제도가 국가전략기술 기반 딥테크 창업의 산실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국가전략기술은 외교·안보적 중요성과 미래 성장성이 높은 12대 핵심 기술로 2023년 지정됐다. 지난해 부산 연구소기업은 △첨단로봇·제조 △반도체·디스플레이 △AI △2차전지 △우주항공·해양 △차세대 원자력 △수소 등 7개 분야 기술을 활용했다.

데이터플레어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한국해양대 특허 기술인 ‘해조류에 의한 공기 및 해수 내 이산화탄소 제거량 통시 측정 장치’를 이전받아 플랫폼에 적용했다. 해조류가 공기나 해수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흡수하는지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이다.

센서와 카메라로 선박 위치·운항 정보 등을 수집해 플랫폼으로 전송하면, AI가 연료 종류와 배기가스 밀도 차이까지 분석해 탄소 배출량을 산출한다. 현재 울산항만공사와 개념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을 통해 데이터플레어는 CES2026 혁신상을 받았고 싱가포르 해양항만 기술 육성 프로그램 PIER71의 ‘글로벌 20’ 기업에도 선정됐다.

부산연구개발특구는 형평성 위주의 예산 지원에서 벗어나 국가전략기술 기반 연구소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상문 부산연구개발특구 본부장은 “부산기술창업투자원,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의 연계를 통해 유망 기업 발굴이 활발하다”며 “첨단기술이 지역 주력 산업과 접목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연구개발 예산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영 데이터플레어 대표는 “석유·LNG 등 연료에 따른 배기가스 특성 차이까지 AI가 분석할 수 있다”며 “항만 인프라 관리부터 배출권 거래 등 탄소 금융 분야까지 사업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