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수급자 800만…운용수익에만 의존했다간 재앙 올 수 있어

입력 2026-03-02 17:26
수정 2026-03-03 00:19
국민연금 수급자가 1988년 도입 후 38년 만에 800만 명(누적 기준)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노령·장애·유족 연금 외에 일시금을 받는 대상자와 과거 수급자 가운데 사망한 인원을 모두 합한 수치다. 단순 계산하면 전체 인구 6명 중 1명이 국민연금 수혜자에 포함됐다는 얘기다. 급속한 고령화 추세에다 1, 2차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수급자 증가세는 점점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국민연금은 노후 보장을 위한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이다. 복지 선진국에서 보듯 수혜자 증가는 당연한 흐름이다. 그렇지만 수급자 증가가 워낙 빠르다 보니 미래 세대도 안심할 수 있는 충분한 기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민연금공단 전망에 따르면 수급자가 3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증가하는 데 4년8개월 걸렸는데 700만 명에서 800만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2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기금 지출 부담이 그만큼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는 ‘내는 돈’인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조정하는 국민연금 모수 개혁을 18년 만에 처음 이뤘다. 그러나 기금 고갈 시점을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가량 늦춘 임시 처방일 뿐이다.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이 되려면 인구 구조와 경제 상황 등에 연동한 자동적인 수급 기준 조정과 기초연금과의 연계 등 추가 개혁이 절실하다. 여야 정치권이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도 상시적인 연금구조 개편을 위해서다.

국민연금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인 231조원의 운용 수익을 올렸다. 올해도 두 달 새 160조원을 벌었다. 올해 수익만 따져도 3년 치 연금 지급액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연 4.5%로 가정한 중기 운용 수익률을 지금처럼 2%포인트가량 높이면 기금 고갈을 30년 이상 늦출 수 있다. 하지만 눈앞의 평가 수익만 믿고 구조개혁을 방치해선 안 된다. 국민연금 안정성에 대한 미래 세대의 불신을 없애려면 정부와 정치권이 근본 개혁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정부가 재정 누수 우려가 큰 기초연금 개편에 들어간 것은 긍정적이다. 국민연금도 지속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