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90% 중동 의존하는 일본…"최악 땐 GDP 3% 감소"

입력 2026-03-02 07:45
수정 2026-03-02 07:48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일본 3대 해운사가 호르무즈해협 운항을 중단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상선미쓰이, 니폰유센, 가와사키키센은 지난 1일 호르무즈해협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중동에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조달해 왔다. 운항 중단이 길어지면 물가 상승 등에 따른 경제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선미쓰이는 호르무즈해협을 잇는 페르시아만 내에서 LNG선과 원유 탱커 등 약 10척을 운항해 왔다. 회사 측은 “선원, 화물, 선박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24시간 체제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밝혔다. 니폰유센은 LNG선과 자동차 운반선을, 가와사키키센도 여러 척의 선박을 운항하고 있었지만 안전한 해역에서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해운뿐만이 아니다. 로이터 통신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석유 메이저와 상사가 운항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주변에는 최소 150척의 유조선 등이 정박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현지시간 2월 28일 기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약 70% 감소했다.

수송이 정체되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공급 혼란과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수입 원유의 90% 이상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약 20~25일에 걸쳐 운송된다.

경제산업성 산하 자원에너지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일본은 소비량의 146일분에 해당하는 원유를 비축해놨다. 이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LNG는 일본이 카타르, 오만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중동산은 수입량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3%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가노 유키 일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최근 배럴당 67달러 수준인 원유 가격은 120달러 수준까지 급등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일본 GDP가 약 3%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8일 심야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이란에 체류 중인 약 200명의 일본인 안전 확보 대책 등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등과 함께 NSC 회의를 열었다.

기하라 장관은 NSC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핵무기 개발 등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며 “이번 사태의 조기 진정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필요한 외교 노력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모테기 외무상도 NSC 회의 후 “에너지 안보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 국제적인 핵 비확산 체제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란 등 지역에 거주하는 일본인 보호와 관련해 “이미 대피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