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을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송두리째 바꿀 겁니다. 이동통신사가 '사양 산업'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비용을 들이더라도 기업을 바꾸는 길을 택했습니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 개막에 맞춰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AI 인프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포함한 ‘AI 네이티브’ 혁신 전략을 내놓으면서다. 지난 11월 취임한 정 사장이 직접 언론과 대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AI기업 만들기 위해 兆단위 투자할 것"정 사장은 이날 MWC 2026을 기회 삼아 기업의 체질을 완벽히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SK텔레콤은 국내 기업 중 시가총액 1등을 달성했을 시기도 있었을 만큼 명실상부 '일류 기업'이었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SK텔레콤이 본질적으로 목표해야 될 건 영원히 존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이동통신 사업과 가입자 수에 안주하지 않고 기업을 먹여살릴 '새 사업'을 찾아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AI 시대는 기업에게 위기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AI에 기업이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어 사멸할 것"이라며 "경쟁자가 끊임없이 치고 올라오는 지금이야말로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리고 말했다.
그는 AI 기업으로의 대대적 변화를 위해 조(兆)단위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AI 시대에 통신사업은 사양산업이 아닌 새로운 혁신산업이 될 것"이라며 "모든 AI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기회를 잡고 살아남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선언한 '조 단위 투자'는 이미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지금은 부담스럽더라도 미래의 투자를 끌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네트워크 인프라와 AI 인프라에 골고루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SK만이 국내서 유일하게 AI 풀스택 가능"이어 SK의 핵심 전략인 'AI 풀스택'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 사장은 "AIDC를 지으려면 땅, 수요, 에너지 그리고 '칩'이 가장 중요하다"며 "SK그룹에는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멤버사들이 있기 때문에 풀스택 전략을 통해 '아시아의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개변수 5190억 개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엑스 K1'에 대한 자신감도 강조했다. 정 사장은 "투자액이 아니라 특화된 수요에만 집중하기 위해 모델 규모를 키웠다"며 "전 세계에서 미국, 중국, 프랑스 다음으로 이 정도 규모 모델에 도전하는 건 SK텔레콤 뿐"이라고 자신했다. 소버린 AI가 작동하지 않는 국가를 공략해 AI 모델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정재헌 사장은 엔비디아, SK하이닉스, SK텔레콤 3사가 연합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조 특화 AI 솔루션 사업'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정 사장은 "엔비디아가 현재 옴니버스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만들고 있고, SK텔레콤은 그 모델을 고도화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도메인 수요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략이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이라고 봤다"고 했다.
목표도 제시했다. 정 사장은 "제조AI 풀스택을 통해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수익을 내고 최종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 파는 것"이라고 했다.
비르셀로나=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