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상호 대립, 세세한 이해관계, 내부 갈등의 원인 등 그 복잡성을 보자면 한마디로 쉽게 논하기 어렵다. 그런 관점에서 정치란 정답이 없는 참 어려운 영역이다.
나는 40년 동안 산업의 최일선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 민간에서는 시간, 인력, 노력을 투입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다. 현실 정치의 복잡성은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이고 또 ‘비효과적’이다. 고백하건대 의미 있는 결과를 찾기란 어렵다. 단순히 유권자의 표를 구걸하기 위한 양극단의 프레임에 갇히고, 철학이 없다면 정치는 본래의 역할과 기능을 망각하고 출구를 찾지 못한다. 정치는 눈에 보이는 결과를 도출해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나는 국가 정치 70%, 지역 정치 30%의 비율로 헌신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여의도에 들어섰다. 내가 제출한 반도체특별법의 최근 국회 통과는 국가 경제와 산업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정치관에 부합하는 일이라 보람을 느꼈다. 그런 찰나에 최근 한 지역 주민으로부터 받은 편지 한 통이 정치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그는 내가 수행한 의정활동을 “참신하고 다양한 일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하며 “힘들고 괴로워도 지치지 말고 힘내라”고 했다. 냉혹한 정치 현실 속에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격려의 말이었다.
나는 요즘 지역 의정활동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진행 중이다.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주민들과 공유하며 토론하는 ‘지역 토요캠퍼스 강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세무·건강 등을 다루는 ‘알쓸신잡 강의’, 또 청년들과 대화하는 다양한 지역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인이 지역 행사에서 형식적인 축사만 하고 떠나기보다는 주민들 삶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공공서비스로서의 정치’를 하는 게 절실하다고 본다. 그럴 때 비로소 지역 정치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믿는다.
여의도 정치권이 서로 비난하고, 갈등을 유발하고, 대립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정치 문화를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쇼만 하는 정치’가 아니라 밀도 높은 소통으로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러한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나부터 진정성 있게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사람 사는 세상의 정치’는 정치인 본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위하여 정치공학적 계산기로 하는 게 아니다. 나 자신을 과감히 버리고 타인을 위해서 희생하고, 봉사하고, 헌신하는 일이다. 이 세상은 질문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도 자문자답(自問自答)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자신만의 정치 철학, 정치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았으면 하는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