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럼처럼 빅파마와 한국 기업 간 접점을 넓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이노베이티브메디슨의 스테판 하트 부사장이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 2026’에서 남긴 말이다.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은 2024년부터 매해 제주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세 번째로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열린 이번 행사는 그동안 분절된 한국 바이오 생태계를 연결하는 자리였다.
주로 비상장 기업의 기업설명회(IR)가 열린 ‘C트랙’에는 발표가 진행될 때마다 참가자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박순재 알테오젠 회장, 김용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 창업주는 사흘 내내 자리를 지키며 초기 스타트업 대표들의 발표를 들었다. 단순한 격려 차원의 방문이 아니다. 박 회장은 “기술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목표”라며 “매년 행사마다 유망한 비상장 기업의 발표를 골라 듣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장 복도와 로비에서도 기업 관계자, 투자자, 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 등 정책당국 인사들이 명함을 교환하며 대화했다. 한 비상장사 대표는 “로비에서 만난 투자자와 즉석에서 IR 미팅을 했고 다시 만나 본격적인 투자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행사는 기업 발표 후 참가자들이 행사장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에선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가 사흘간 자리를 지키며 깊이 있는 소통을 했다”고 덧붙였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서 소통의 기회가 매우 부족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국내 바이오 기업은 각자의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연구 성과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서로를 탐색하고 사업적 연결을 모색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혁신 기술을 시장에 막 소개하는 초창기 스타트업이거나 기업공개(IPO) 직전의 업체가 아니라면 투자 유치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는 중간 단계의 기업을 이해하고 투자자와 연결해줄 접점과 통로가 많지 않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도, 절실하게 협업 대상을 찾는 기업도,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는 자본도 존재한다. 다만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기술과 자본, 정책과 시장이 한 공간에서 조율될 때 국내 바이오산업도 한 단계 높은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은 앞으로도 그 역할을 수행하며 K바이오 생태계에서 소통의 장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