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위성 활용한 '테슬라폰' 나온다…막 오른 우주통신

입력 2026-03-01 16:56
수정 2026-03-02 00:29
글로벌 통신업체가 가장 경계하는 기업은 스페이스X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저궤도(LEO) 위성망을 활용해 위성과 단말기를 바로 연결하는 다이렉트 투 셀(D2C·direct-to-cell) 기술로 초국적 통신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테슬라폰’ 등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2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했다.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우주 AI 데이터센터에 관한 기술 로드맵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메인 무대’ 서는 우주기업올해 MWC의 주제는 ‘IQ(Intelligent Quotient) 시대: AI 중심 지능형 연결 시대로의 전환’이다. 이동통신 산업의 중심이 ‘연결’에서 ‘지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인공지능(AI)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세계로 확장하는 피지컬 AI 시대엔 통신망 자체가 AI 인프라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올해 MWC는 이 같은 기술 환경 변화에서 누가 최종 승자로 남을지 판단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할 변화는 우주통신 기업의 부상이다. MWC 주최 기관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올해 처음으로 ‘새로운 개척지’와 ‘미래의 공항’ 등 위성통신만 다루는 전용 구역을 설치했다. 스페이스X CEO와 장 프랑수아 팔라셰 유텔샛 CEO가 기조연설 무대에 오르는 6인에 선정되자 현장에 모인 통신업계 인사들은 “우주 기반 통신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에 통신사와 장비 기업의 축제로 여겨졌던 MWC가 ‘우주로 향하는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평가다.

스페이스X는 지난 6년간 1만 기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며 세계 최대 위성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가입자 900만 명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약 650기가 디바이스 간(D2D) 통신 서비스용으로 설계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관계자는 “지상 기지국 중심으로 설계된 한국 통신산업 정책을 완전히 바꿔야 할지도 모르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韓 통신정책 전면 수정해야”AI 데이터센터를 아예 우주 궤도에 올리는 계획을 추진 중인 스페이스X는 AI 시대의 통신과 인터넷을 초국적 규모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머스크 제국’은 로켓(스페이스X)-위성(스타링크)-AI(xAI)-자동차·로봇(테슬라) 등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우주 데이터센터에 관한 구체적 계획도 이번에 공개한다.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위성들을 우주 기반 AI 데이터센터로 활용해 모든 데이터를 지구 밖에서 처리한 뒤 결과만 지상으로 전송하는 구조를 선보일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테슬라폰이 등장하더라도 성능이 5세대(5G) 이동통신 수준이어서 각국 통신 사업자와의 협력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스페이스X가 AI 통신 시대의 최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면 각국의 통신 주권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의 통신 패권 경쟁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퀄컴과 브로드컴은 차세대 무선 규격인 와이파이8(Wi-Fi 8)을 선보인다. 데이터센터와 공장 등 실내 환경에서 피지컬 AI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하는 근거리 네트워크 기술이다. 이동통신 영역에서는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 기업이 6세대(6G) 기술 개발을 앞세우며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제시한 6G는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초연결 기술 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장에서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6G 기술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중국은 2028년까지 완전한 6G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글로벌 선두를 지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