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글에 1:5000 고정밀 지도 반출 허용한다

입력 2026-02-27 14:29
수정 2026-02-27 14:32


정부가 구글에 1 대 5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 국외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한다. 2007년 구글이 처음 반출을 요청한 지 19년 만이다. 정부는 그간 국가안보가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반출을 불허해왔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고정밀 지도 문제가 통상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정부는 이번 반출 허용 결정으로 향후 대미 협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등이 참여하는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27일 회의를 열고 구글이 요청한 국내 고정밀 지도 국외반출 신청을 허가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구글은 2007년부터 국내 고정밀 지도의 국외반출을 요청해왔다. 미국 정부도 관세 협상에서 고정밀 지도 반출 불허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고 허용을 압박했다.

정부는 고정밀 지도의 국외반출을 허용하는 대신 군사·보안시설 등에 대해 보안 처리를 거친 데이터만 제공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지도 서비스인 구글 맵스, 구글 어스의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가 제한된다. 또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지도 데이터를 가공한 뒤 정부가 확인을 거쳐 반출할 수 있다.

또 사후에 군사시설 등이 추가돼 수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바로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안보 관련 임박한 위해 또는 구체적 위협이 있는 경우에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인 ‘레드버튼’ 기술도 추가된다. 정부와 구글이 상시 소통할 수 있는 한국지도 전담관도 국내에 상주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반출 결정으로 외국인 관광 증진과 지도 서비스 기반 경제·기술적 파급효과 및 국내 공간정보산업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며 “구글에 대한민국 균형성장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