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핀란드 여행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향수와 가방을 700달러에 구매했다. 하지만 핀란드 항공편이 나빠진 기상 환경 탓에 결항되자 사들인 향수와 가방을 다시 면세점에 돌려주고 환불받았다. 출국자에게 면세품을 국내로 들여올 수 있게 한 세법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비행기 결항으로 해외여행이 취소된 여행객은 면세점 구매물품(800달러 이내 물품)을 뺏기지 않고, 국내로 들여올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세법 개정 후속 시행규칙 개정안을 26일 발표했다. 법 개정 및 시행령에서 위임한 사항과 주요 제도 개선 사항 등을 규정하기 위해 18개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했다. 바뀐 시행규칙은 입법예고 등을 거쳐 3월 중순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항공편 결항 등 불가피한 이유로 해외로 가져가지 못한 면세점 구매물품은 면세점에 반납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국내로 들여올 수 있게 된다. 원칙은 면세점 운영인이 회수해야 하지만, 면세 여행자휴대품으로서 예외를 인정한다. 면세 한도는 800달러까지다. 예컨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780달러어치 옷과 200달러어치 선글라스를 샀는데 해외 항공편이 결항될 경우 200달러어치 선글라스만 환불하면 780달러어치 옷은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수입하는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용 자가치료 및 긴급도입 의약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한다. 희귀질환자가 자신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구입을 의뢰했거나, 식약처장이 긴급하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제품이 대상이다. 희귀질환자의 약품 구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다.
일반 시설(1~10%)보다 높은 투자세액공제율(15~30%)이 적용되는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의 범위를 61개에서 64개로 넓히기로 결정했다. 반도체는 차세대 MCM(multi-chip module) 관련 신소재·부품 제조 설비에 혜택을 새로 준다. 에너지효율향상 반도체 설계·제조 기술 사업화시설은 패키징까지 포함한다. 환경친화적 첨단 선박과 관련한 2개 분야에도 혜택이 확대된다. 운송·추진 기술 관련 설계·제조 시설, 디지털 설계·생산운영 기술 관련 제작·실증 시설 등이다.
바이오의약품 원료·소재 제조 시설에 완충액 소재 관련 시설도 혜택을 준다. 투자세액공제율 3∼12%가 적용되는 '신성장 사업화시설'도 187개에서 193개로 확대한다. 철강 등 주력산업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동물용의약품 후보물질 개발·제조시설(바이오·헬스), 고규소 함량 저철손 전기강판 제조 시설(첨단 소재·부품·장비), 고로 용선 및 전기로 용강 합탕 시설(탄소중립) 등 6개가 신규 혜택 대상이 된다. 혜택은 올해 1월 1일 이후 사업화시설에 투자한 액수부터 적용한다.
웹툰콘텐츠 제작비용의 10%(중소기업은 15%)를 소득·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하는 시행령의 세부 사항도 마련했다. 공제대상자는 웹툰콘텐츠 제작 전체를 기획하고 책임지며 본인이 직접 그림 등을 그리고 제작비와 관련한 모든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자다. 공제대상 비용은 원작·각본·각색료, 기획자·작가·번역자 등의 인건비, 제작 프로그램 비용 등이다. 기업업무추진비, 광고·홍보비 등은 공제 대상이 아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