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과 대화' 15만명 몰렸다…1020 휩쓴 채팅, 日 진출

입력 2026-02-27 11:55
수정 2026-02-27 11:56
"안녕 난 설효림. 상지고 2학년이고, 캔노아 가는 거 좋아해. 넌 그동안 뭐하다 이제 오냐? ㅡ.ㅡ" 웹툰 '별이삼샵' 속 여성 캐릭터 '설효림'과의 채팅창을 열자 이 같은 메시지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 설효림은 "일하다 왔어, 별일 없었어?라고 답하자 "일은 무슨, 학생이 공부나 하지. 너 오늘따라 왜 이렇게 피곤해 보이냐"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설효림과 대화를 나누는 '친구'는 약 15만명에 이른다.

웹툰 속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가 최근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캐릭터와 친근하게 대화할 수 있는 점이 호응을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이 서비스를 선보인 네이버웹툰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만화 강국인 일본 시장 문을 두드렸다.

네이버웹툰은 27일 인공지능(AI) 기반 채팅인 '캐릭터챗' 일본어 서비스를 통해 일본 팬덤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캐릭터챗은 2024년 6월 네이버웹툰 한국어 애플리케이션(앱) 내 '더보기' 메뉴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캐릭터의 성격·말투·작품 정보 등을 정교하게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해 작품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챗봇을 제공한다. 웹툰 충성독자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진 이유다.

캐릭터챗 일본어 서비스는 지난 24일 시작됐다. 네이버웹툰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에서 '캬라챠토'란 명칭으로 출시됐다.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의 남자 주인공 '테르데오'와 '작전명 순정' 속 남자 캐릭터 '백도화' 등 2종의 챗봇이 먼저 제공된다.

캐릭터챗 누적 접속자 수는 지난달 기준 약 600만명. 전체 사용자 중 78%는 10~20대로 나타났다. 챗봇과 사용자가 나눈 누적 메시지 수는 2억3000만건을 넘어섰다.

네이버웹툰은 캐릭터챗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모델이 편향성을 갖지 않도록 평가하는 과정인 '바이어스 테스트'를 챗봇 출시 때마다 진행하고 있다.

캐릭터챗 사용자들이 웹툰 원작을 소비하는 흐름도 포착됐다. '별이삼샵' 설효림 캐릭터챗 사용자들의 원작 열람 회차 수는 97% 늘었다. 챗봇 출시 전후 1주간 열람 회차 수를 비교한 결과다. 이 기간 작품 열람자 수는 29%, 결제자 수는 22%, 결제액은 44% 증가했다.

'99강화나무몽둥이' 러브 캐릭터챗 사용자들의 경우 같은 기준으로 원작 열람 회차 수가 77%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작품 열람자 수와 결제자 수는 각각 20%, 12%씩 증가했다. 결제액은 31% 늘었다.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의 승우 작가는 "웹툰 속 캐릭터의 분위기를 AI가 정교하게 학습해 대화에 녹여낸다는 점이 놀라웠고 AI 캐릭터챗 덕분에 작품의 세계관이 더욱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수연 네이버웹툰 AI 플래닝 리더는 "캐릭터챗은 연재중인 작품의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완결이나 휴재 중에도 캐릭터와 꾸준히 소통하며 팬덤을 강화할 수 있는 서비스"라며 "캐릭터챗의 첫 글로벌 진출인 만큼 일본어 서비스 안착과 사용자 경험 확장을 위해 캐릭터챗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