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의장 '첫 육성 사과'…쿠팡, 시간외 주가 3% 반등 [종합]

입력 2026-02-27 09:42
수정 2026-02-27 09:43

김범석 쿠팡Inc 의장(사진)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직접 육성 사과에 나서자 주가가 3% 반등해 주목받고 있다.

27일(한국시간) 쿠팡 주가는 미국 시간 외 거래에서 4분기 실적 발표 직후 3.8% 급락했었다.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하고,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 하락하는 등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성적표를 냈기 때문이다.

쿠팡Inc는 연간 매출 345억 달러(약 49조원)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4분기 당기순이익은 순손실로 전환했다. 블룸버그 등 월가에서는 4분기 매출 전망치를 90~92억달러, 영업이익은 2억달러 수준으로 제시했고, 일각에서는 주가가 추가 급락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이날 오전 7시30분이었다. 김 의장이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에게 끼친 심려와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직접 육성으로 밝히면서다. 김 의장은 "고객은 우리가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이며,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해 매일 같이 노력하고 있다"며 "쿠팡에서 고객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심각한 일이 없다. 더 나은 모습을 반드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쿠팡 주가는 이후 빠르게 낙폭을 회복해 오전 9시 기준 하락폭은 0.8%까지 축소됐다.

김 의장은 앞서 서면 사과문을 낸 바 있지만, 공식 석상에서 육성으로 직접 고객에게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지 약 3개월 만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반등의 배경으로 창업자의 '진정성'을 꼽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업계 많은 인사들이 딱딱한 재무 실적보다, 창업자가 고객에게 던지는 진심 어린 육성 메시지가 투심을 회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동력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며 "정보 유출로 상처받은 고객들에게 '쿠팡이 확실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진정성을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앞서 서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직접 육성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쿠팡 주가는 지난해 11월 28달러선에서 이달 초 16달러대까지 떨어지며 약 2년 만에 신저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김 의장의 사과를 계기로 쿠팡이 고객 신뢰 회복에 집중할 경우, 주가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