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아파트 현관에 '음쓰' 뿌렸다…'오물 테러' 범인의 정체

입력 2026-02-27 18:29
수정 2026-02-27 18:57

동탄·군포 등에서 발생한 현관문 '오물 테러' 사건이 금전을 약속받고 범행한 '보복 대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재물손괴, 주거침입,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2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후 8시 30분께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15층 세대 현관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흩뿌리고 빨간색 래커 페인트로 낙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허위 사실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 40여장을 16~18층 사이 계단에 뿌리고, 인분을 남기고 도주했다. 범행에는 10여분이 소요됐으며, 공범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전날 오후 7시 38분께 구리시에 위치한 A씨 자택에서 그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텔레그램 광고를 통해 '보복 대행' 일을 알게 돼 돈을 벌고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상선의 지시를 받고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상대로 보복 대행을 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상선의 신원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A씨는 "범행의 대가로 8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 피해자는 "(보복을 의뢰한 것으로) 의심 가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군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군포경찰서는 이날 재물손괴, 주거침입, 협박 혐의로 20대 B씨를 구속했다.

B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 30분께 군포시 한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현관문에 빨간색 래커를 낙서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유인물 10여장을 부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튿날인 25일 오후 4시께 서울시 자택에 있던 B씨를 긴급 체포했다.

B씨 또한 "텔레그램에서 알게 된 불상의 사람(상선)으로부터 보복 대행을 하는 대가로 6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받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상선으로부터 범행 도구인 래커와 장갑 등의 구매처를 지정받았다"면서 "'현금으로 사야 한다'는 지시까지 받아 그대로 이행했다. 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B씨의 경우 실제로 가상화폐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 피해자 역시 "누군가에게 원한을 맺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날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질이 불량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상선이 검거되지 않은 점도 구속 사유가 됐다.

경찰은 이들 두 사건의 상선이 동일범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해나갈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