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연매출 50조 육박…김범석은 정보유출 첫 사과

입력 2026-02-27 17:22
수정 2026-02-28 00:31
쿠팡이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태라는 악재 속에서도 50조원에 육박하는 최대 매출을 올렸다.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대만, 파페치,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사업 부문이 큰 폭으로 성장해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고객에게 끼친 심려와 불편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지난해 12월 사과문을 공개한 적은 있으나 공식 석상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기에도 최대 실적…탈팡 타격 현실화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의 연간 매출은 49조1197억원(345억3400만달러)으로 전년(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 대비 14% 늘었다. 환율 변동을 제외한 고정환율을 기준으로는 18% 증가했다.

대만 사업과 파페치,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성장사업 부문 매출이 외형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해 쿠팡의 성장사업 매출은 7조326억원(약 49억4200만달러)으로 전년보다 38% 급증했다.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42조869억원(약 295억92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도 6790억원(약 4억7300만달러)으로 전년(6023억원·4억3600만달러) 대비 8% 증가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타격을 받았다. 쿠팡은 실적보고서에 “연말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12월부터 매출 증가율과 활성 고객 수, 와우 멤버십, 수익성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2조8103억원(약 88억35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늘었지만 직전 분기인 3분기(12조8455억원·92억6700만달러)와 비교하면 5% 줄었다. 쿠팡의 분기 매출(원화 기준)이 전 분기보다 감소한 것은 2021년 상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4분기 활성 고객은 2460만 명으로 직전 분기(2470만 명)보다 10만 명 감소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향후 몇 달간 성장세와 수익성 측면에서 다소 정체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최근 지표상으로는 2월부터 해지율과 신규 가입자 등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회복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증가율이 5∼10%에 그칠 것이라며 연간 성장 가이던스는 회복 속도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는 대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범석 “고객 우선…미래 집중”이날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직접 언급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지금까지 ‘고객 감동’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했다”며 “고객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보다 심각한 일은 없다. 반드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미래를 구축하는 데 계속 집중하겠다”며 “고객 경험 개선과 서비스 비용 감소를 목표로 운영 전반에 걸쳐 혁신과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만에서 75%의 익일 배송 물량이 자체 물류로 배송되고 있다”며 대만 시장의 성장세를 부각했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 참석해 “현재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객 데이터 오남용 등은 없었다”며 2차 피해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