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포모 없다"…개미군단, 코스피 멱살 잡고 간다 [분석+]

입력 2026-03-02 21:36
수정 2026-03-02 21:37

개인 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참여하면서 육천피(코스피지수 6000)를 달성한 코스피의 우군이 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포모(FOMO·소외 공포감)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증권가에선 올 상반기 안에 8000선까지 달성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한편 증시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구간에 진입한 만큼 급격한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47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25조5300억원어치를 던졌는데 기관이 14조9700억원어치를 함께 매수하면서 개인과 함께 코스피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 기간 지수는 4949에서 6244로 26.1% 뛰었다.

개인들은 대형주 매수에 집중했다. 이 기간 네이버(1조165억원), 삼성전자우(6881억원), 미래에셋증권(478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71억원), SK스퀘어(3779억원) 순으로 많이 담았다. 삼성전자 대신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를, SK하이닉스 대신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를 담은 것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피 강세장에서 개인 매수세가 두드러진 이유로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포모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24%, 15% 수준으로 합산 39% 정도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는다.

미국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시장에서 주요 기술 기업인 '매그니피센트 7'이 차지하는 비중이 33%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시장에서 '반도체 투톱'의 영향력은 뚜렷하다.

삼성그룹과 SK그룹이 국내 증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도 62%에 달하면서 1년 전보다 2배 이상 커졌다. 두 그룹의 합산 시총 규모만 1850조원 수준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추격 매수와 포모 심리에 쉽게 휩쓸릴 수 있는 환경"이라며 "단기 과열 부담으로 지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매수하기보단 분할 매수로 증시에 참여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 안에 코스피지수가 8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달 27일 기존 6300~7100선이던 코스피 상단 밴드를 7100~80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코스피 순이익이 595조원을 웃돌고 '반도체 투톱'의 합산 영업이익이 435조원을 넘을 경우 8000선도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익 증가와 함께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은 증시 체질을 개선하는 요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MSCI 한국 지수의 선진국 지수 승격 가능성을 높여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구간에 진입한 만큼 급격한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중동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어 증시에 미칠 영향도 불투명하다.

실제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54까지 뛰었다. 통상 40~50선은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초 금·은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 쇼크와 미국 기술주 투매로 국내 증시가 갑작스러운 조정을 받았을 당시 이 지수는 50이었는데 이마저 뛰어넘은 셈이다.

한 연구원은 "특정 주체의 수급 쏠림 현상이 심화할수록 증시 전반에 걸친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이 과거의 경험"이라며 "지수가 오른다고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주도주 중심의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