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입은 인공지능(AI) 갑옷은 공상과학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 외부에 착용하는 로봇 형태의 보조 장치는 이미 산업 현장과 재활 치료, 국방 분야 등에 활용되고 있다. 산업공학에서는 이같은 보조 장치를 곤충이나 갑각류의 외골격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이라 일컫는다.
최근 출간된 <미래를 만듭니다>는 조성준 외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9인이 엑소스켈레톤을 비롯해 산업공학 현장의 17개 핵심 용어를 중심으로 인류가 마주한 혁신의 현주소를 탐구하는 책이다. 산업공학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켜왔고 변화시켜나갈 것인지 써내려갔다. 데이터 마이닝과 특허, 공급망 관리(SCM) 등 산업 현장의 토대가 되는 개념들을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산업공학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 질문에 각 교수들은 각자의 세부 전공을 바탕으로 수험생도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답변을 내놓는다. 예컨대 이덕주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토목공학, 건축공학, 기계공학, 화학공학, 전자공학 등은 ‘무엇(what)’을 기준으로 분류된 것이라면, 산업공학은 바로 ‘어떻게(how)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수행하는 학문이다. 여기에서 바람직하다의 기준을 산업공학에서는 ‘생산성’ 또는 ‘효율성’이라는 척도를 이용하며, 결국 산업공학이라는 학문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학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번 책에서 생산관리 부분을 집필했다. “산업공학은 시스템 최적화의 종합 예술”이라는 이경식 교수의 정의도 흥미롭다.
책은 AI 역시 삶의 효율성을 높이려 노력해온 산업공학의 연장선으로 바라본다.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핀테크 등 각 분야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어디까지 발전할지 내다본다. 책은 “세상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AI가 미래 일자리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궁금한 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대표 저자인 조성준 서울대 산업AI센터장은 현재 고용노동부 AI 산업전환과 일자리 포럼 위원장을 맡고 있다. 공공 데이터전략위원장, 정부3.0추진위원회 빅데이터전문위원장, 한국BI 데이터마이닝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