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스타링크를 만들고자 하는 중국 정부는 최근 위성 20만 기 규모의 궤도 및 주파수 사용을 국제 기구인 ITU에 신청했다. 20만 기의 위성을 지구 궤도에 설치하는 데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 수 있다. 그래서 위성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회수해서 다시 발사할 수 있는 로켓우주 발사 비용의 혁명이 시작됐다. 한 번 사용하면 버려지던 로켓(발사체)이 이제는 스스로 돌아와 다시 날아오른다. 미국과 중국을 위시한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는 우주에 대한 접근 방식과 비용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
현재 유일하게 재사용 가능 발사체가 상용화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연방 정부 규정을 통해 재사용 발사체(Reusable launch vehicle, RLV)를 지상으로 거의 그대로 귀환해서 1회 이상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발사체(또는 회수 가능한 단을 포함한 발사체)로 정의하고 있다. 중국, 유럽 정부, 기업들도 미국의 시각과 거의 동일하다. 재사용 가능 발사체의 최대 장점은 발사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매번 발사체를 새로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물론 재사용 가능하다고 해서 발사체를 매번 다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재사용 가능 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팰컨9(Falcon 9)은 1, 2단의 부스터와 인공위성 등의 화물을 싣고 있는 페어링(fairing)으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다시 사용되는 부분은 가장 큰 부분인 1단 부스터와 페어링이다. 9기의 멀린(Merlin) 엔진이 탑재된 1단 부스터는 발사 후 회수되어 점검·정비를 거쳐 다시 비행에 투입된다. 반면 2단 부스터는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 대기권에서 소각되는 일회용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 가장 상단인 페어링은 절반씩 분리된 두 조각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즉 팰컨9은 1단 재사용과 2단 일회용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구조로 볼 수 있다. 회수해서 다시 발사할 수 있는 로켓팰콘9의 1단 부스터는 대기권을 통과해서 계속 상승하다가 연소를 마치는 시점에 2단 부스터와 분리된다. 분리된 2단 부스터는 목표 궤도를 향해 계속 비행하고 1단 부스터는 즉시 귀환 여정을 시작한다. 1단 부스터는 분리 직후 별도의 엔진인 냉가스 추력기를 이용해서 기수를 아래로 향하도록 조정한 후 일부 엔진을 짧게 재점화하는 부스트백(Boostback) 과정을 거쳐 목표 착륙 지점을 향해 귀환 궤적을 설정한다.
1단 부스터는 대기권 상층으로 재진입하는 구간에서 다시 엔진을 점화해 속도를 줄여 부스터가 낙하하는 과정에 받는 충격을 완화한다. 하강 과정에서는 동체 상단에 장착된 4개의 격자핀(Grid fins)을 펼쳐 초음속 하강 중 자세와 궤도를 미세 조정하며 착륙 지점까지 정밀 유도한다. 지상 수킬로미터 고도에 도달하면 중앙 엔진 1기를 재점화해 하강 속도를 빠르게 줄이면서 육상 착륙장 또는 해상 자율 바지선(드론십) 위에 수직으로 착륙한다. 착륙 직전에는 하단에 접혀 있던 4개의 착륙 다리(Landing legs)가 전개되어 충격을 흡수한다. 이 모든 과정은 GPS, 관성항법(IMU) 장치, 레이더 고도계 등을 통합한 자동제어 시스템에 의해 인간의 직접 조작 없이 수행된다.
팰컨9의 1단 부스터는 2026년 2월 중순 기준으로 558회 이상 착륙에 성공했으며 블록5(Block 5) 기준 착륙 성공률은 약 98.9%에 달한다. 스페이스X의 최신 블록5 부스터는 최소 10회 이상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다수의 부스터는 이미 20회 이상 재사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21년 첫 사용된 B1067 모델은 올해 2월에 다시 발사되면서 총 33회 재사용을 기록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횟수를 올해 내로 40회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의 블루애로(?箭航天)가 개발 중인 주췐 3호는 20회 재사용을 설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재사용 횟수가 5회 이상이면 발사 비용을 약 4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세계 각국의 개발 시도와 실사용 사례재사용 발사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이 상업용 발사 서비스 시장과 국가안보용 발사 서비스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가운데 중국은 국가 주도와 민간 스타트업이 결합된 투트랙 전략으로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한발 늦은 유럽은 차세대 발사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단계적 실증에 착수했다.
재사용 발사체 시장의 선두 주자인 스페이스X는 2015년 12월 팰컨9 1단 부스터의 첫 육상 수직 착륙에 성공한데 이어 2017년부터 재사용 부스터를 실제 상업 임무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팰컨9은 위성 발사, 우주정거장 화물·승무원 수송, 미 국가안보 임무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재사용 부스터를 정례적으로 운용하는 세계 유일의 서비스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미군도 스페이스X의 재사용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국가안보 발사(National Security Space Launch) 체계에 재사용 발사체를 공식 편입시키고 이를 수용하기 위한 발사장·관제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추진 중일 정도이다.
주목할 만한 대표적인 개발 성공 사례로는 블루오리진의 뉴글렌(New Glenn)을 들 수 있다. 블루오리진은 2025년 1월 뉴글렌의 첫 궤도 비행에 성공했고 이어진 2차 비행에서는 1단 부스터를 해상 착륙선으로 회수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회사는 이를 발판으로 대형 상용 위성 및 국가안보 탑재체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 우주군은 2025년 4월 발표한 차세대 국가안보 발사(NSSL Phase 3) 계약에서 스페이스X, ULA와 함께 블루오리진도 공식 발사 서비스 사업자로 선정하고 장기 재사용을 전제로 뉴글렌을 후보 발사체로 공식 포함했다.
중국은 정부와 민간 스타트업 양측이 동시에 기술 실증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항천과기집단(CASC)이 2024년 직경 3.8m의 시험용 로켓을 이용해 고도 10km 수준의 수직 이착륙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 시험에서는 대추력 재사용 엔진의 다중 재점화, 귀환·착륙 고정밀 유도·제어, 착륙 충격 흡수, 로켓 상태 건강 모니터링 등 핵심 기술이 종합적으로 검증됐다.
항천과기집단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 4m급 재사용 운반 로켓의 첫 비행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민간 기업 가운데는 블루애로가 가장 앞서 있다. 블루애로는 2023년 액체 산소·메탄 추진 로켓 주췐 2호의 궤도 진입에 성공해 세계 최초의 액체 산소·메탄 로켓 궤도 비행 기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어 2023년 100m급, 2024년 10km급 수직 이착륙 시험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차세대 재사용 로켓 주췐 3호의 회수 기술을 검증했다. 가장 최근 진행된 2025년 12월 주췐 3호의 발사 시험은 1단 회수 단계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서 실패했다. 또 다른 민간 스타트업 싱지룽야오(星??耀)는 2023년 재사용 메탄 시험 로켓 쌍취셴 2호로 두 차례 수직 이착륙 시험에 성공하며 엔진 변추력 제어와 착륙 회수 기술을 검증했고 이를 기반으로 2025년 말 첫 비행을 목표로 운반 로켓 쌍취셴 3호를 개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유럽우주국(ESA)과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원(CNES), 아리안그룹(ArianeGroup)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테미스(THEMIS)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테미스는 수직 이착륙 방식의 재사용 1단 프로토타입을 단계적으로 개발·검증하는 프로그램인데 착륙 유도·제어, 로봇을 활용한 착지 후 자동 안전화, 정비 자동화 기술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회수 비행 시험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ESA는 2026년 이후 보다 야심찬 실증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진석용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