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 끌어들이는 백화점, 불황에도 '최애캐' 돈 쓴다

입력 2026-02-26 13:31
수정 2026-02-26 17:27


국내 백화점들이 '오타쿠' 소비자들을 잡기 위해 애니메이션·게임 팝업스토어를 늘리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소비력이 높아진 3040세대 애니·게임 팬층은 물론 1020세대도 백화점의 미래 고객으로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에서 연 애니메이션·게임·캐릭터 관련 팝업스토어 매출은 2024년 대비 71% 늘어났다. 관련 팝업스토어 운영 횟수도 2023년 40건에서 2024년 68건, 지난해는 77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도 애니·게임 관련 행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 강남점에서 인기 모바일 리듬 게임인 '프로젝트 세카이'의 국내 첫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신세계는 지난해 12월에도 일본 가상 아이돌인 '스코시즘'과 협업한 매장을 열기도 했다.



다른 백화점들도 애니·게임 팬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행사를 늘리고 있다. 롯데는 잠실월드타워를 중심으로 대형 IP와 협업하고 있다. 롯데는 이달 말까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 인기 애니메이션인 주술회전 포토존과 전시관, 팝업스토어 등을 운영한다. 포켓몬, 슈퍼마리오 등 인기 IP와 협력한 팝업스토어도 올해 지속할 계획이다.

지난해 롯데가 월드타워몰에서 진행한 닌텐도 팝업스토어 ‘조이풀 홀리데이’는 행사 기간 동안 잠실 롯데월드몰 일대에 약 900만 명을 끌어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기존 ‘포켓몬 타운’ 420만 명의 기록을 경신했다. 초대형 IP화 협업해 점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콘텐츠 체험장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이 콘텐츠의 세계관에 깊이 몰입하게 함으로써 체류 시간과 캐릭터에 대한 경험의 질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연 600건의 팝업스토어 중 40%가 캐릭터, 게임 등 지식재산권(IP) 관련 팝업스토어였다. 지난해 5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 입점한 서브컬처 문화 공간 ‘스페이스 일러스타’는 지난해 매출이 당초 목표치의 2배를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게임 '오버워치' 팝업스토어는 하루 평균 2000명이 몰렸다.

3040 세대를 겨냥한 게임·애니메이션 '키덜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백화점들도 키덜트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키덜트 시장이 지난 2020년 1조6000억원 수준에서 최대 1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키덜트 세대를 백화점 고객으로 끌어모으면서 동시에 1020세대까지 미래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 장르 팬들은 불경기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에는 소비를 줄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며 "팝업스토어 개최가 백화점의 패션 등 타 품목으로 구매까지 어어지고 있어 관련 행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