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의 이름보다 KAIST 젊은 과학자의 연구 성과가 빛나기를 바랍니다.”
KAIST는 26일 서울에 거주하는 한 70대 노신사 기부자가 차세대 연구리더 지원을 위해 50억6000만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학교는 이 재원으로 정년보장(테뉴어) 이전의 조교수·부교수급 교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리더 펠로우십 지원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KAIST는 기부자가 자신의 신원 공개를 원치 않으며 약정식이나 예우 행사도 모두 사양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도 기부자의 의사를 존중해 관련 절차를 간소하게 진행하고, 신원 역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KAIST에 따르면 이번 기부는 한 가정의 나누는 정신이 3대에 걸쳐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자는 생전 베풂을 실천해온 어머니의 유산을 바탕으로 사업을 일궈 성공을 거뒀는데, 최근 그 유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했다. 기부 절차 전반에는 딸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부자의 결심을 실행으로 옮겼다고 KAIST는 전했다.
KAIST는 이런 배경을 반영해 펠로우십 이름을 기부자의 어머니 이름을 딴 ‘조기엽 차세대 연구리더 펠로우십’으로 정했다. 기금은 원금 50억원을 보전하고 운용 수익으로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원금 보전형 구조로 설계됐다. 기부자는 “하루라도 빨리 젊은 과학자들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담아 첫해 사업 시행을 위한 6000만원도 추가로 기탁했다.
지원 대상은 정년보장 이전의 조교수·부교수급 신진 교원으로 올해부터 매년 3명의 펠로우를 선발해 1인당 연 2000만원씩 3년간 학술활동비를 지원한다. 이 시기는 연구 역량이 빠르게 성장하고 혁신적 성과가 집중적으로 나오는 ‘골든타임’인 동시에, 안정적 연구비 확보가 절실한 시기다. 지원금은 도전적 연구 기획, 국제 학술 활동, 연구 인프라 확충 등 연구자의 자율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