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소집된 법원장들 "사법부 의견 반영돼야"

입력 2026-02-25 17:40
수정 2026-02-25 23:48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3대 사법개혁안에 대해 “법원을 통해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재차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박 처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개의에 앞서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모두 헌법 질서와 국민 권리를 수호하는 법원의 본질적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온다”며 “법률안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사법부가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여전히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현실을 무겁게 인식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며 “진행 중인 사법제도 개편 논의에 적극 참여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사법부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법원이 전국 각급 법원장을 긴급 소집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안이 원안대로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 사법부 차원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법 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 등 3개 사법개혁 법안을 2월 임시국회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회기는 다음달 3일 종료된다.

사법부는 민주당이 추진해 온 사법개혁안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계속 밝혀 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달에만 두 차례 공개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후 80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법원장회의가 열린 이날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법원장회의는 박 처장이 주재했으며 조 대법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전국 최선임 법관들이 모인 법원장회의를 통해 나온 메시지는 앞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공포·시행되기 전 대법원 자체 예규 제정과 최종 입법안 수정 등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3대 개혁안을 둘러싼 쟁점은 뚜렷하다. 대법원 최종심을 헌법소원심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에 대해선 사실상 ‘4심제’라는 법원 의견과 헌법 해석에 한정한 ‘헌법심’인 만큼 4심제로 봐선 안 된다는 헌법재판소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헌법에 대한 해석권은 조희대 대법원에 있는 게 아니라 헌재에 있다. 헌재는 위헌이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헌재 주장에 힘을 실었다.

대법관 증원안에 대해서도 사법부는 정치적 논란과 대법관 구성의 수시 변동에 따른 사건 심리 기능 약화, 인력·예산 측면의 한계를 들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법을 잘못 적용한 판·검사를 처벌하는 법 왜곡죄 신설안(형법 개정안)은 민주당 내에서도 위헌 우려가 제기돼 수정 작업을 거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