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코스닥 상장사 스맥(SMEC)에 대한 적대적 인수를 추진해 온 SNT홀딩스의 행보에 '빨간불'이 커졌다. 이사진을 현 경영진에서 SNT 측 인사로 교체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폐문부재 등으로 사실상 거부하면서 다음달 주주총회 상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법원의 주주 명부·등사 가처분 인용에도 응하지 않으면서 주주 설득에 나서기 어렵게 됐다. SNT홀딩스는 "스맥 측의 정보 접근 제한과 비상식적인 대응으로 인해 당초 의도했던 기업가치 제고 및 지배구조 개선 목적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25일 공식 발표했다.
SNT홀딩스와 스맥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6월부터 점화됐다. 당시 SNT홀딩스는 단숨에 지분 14.74%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면서 스맥이 보유한 공작기계, 로봇, 스마트 팩토리 등 융복합 제조 분야의 기술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그러다 11월24일 투자목적을 경영 참가로 전격 변경했다. 현재 SNT홀딩스와 최평규 회장이 보유한 스맥 지분은 각각 13.65%, 6.55%다.
경영 참여 선언 이후 양측의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SNT홀딩스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스맥에 투자한 이후 특수관계자 거래에 따른 회계부정 의혹, 기존 경영진을 위해 긴급하게 무상·저가 처분된 대규모 자사주 처분의 적법성 등 회사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관한 의혹이 제기됐고, 회사의 입장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SNT홀딩스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스맥은 한 달 반 동안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주주제안서 송달을 피하기 위해 정상 영업일에도 사무실 전체를 폐쇄하고 ‘폐문부재’를 유도했다는 게 SNT 측의 주장이다.
주주제안에 기초한 의안상정 가처분 심문기일은 주총 직전인 오는 16일로 지정됐다. SNT홀딩스는 현실적으로 이번 주총에서 공정한 안건 상정 및 의결권 경쟁이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SNT홀딩스는 지난 10일 사내 이사 후보로 이병완 SNT로보틱스 대표이사, 김현수 SNT홀딩스 경영총괄 상무, 홍헌표 SNT홀딩스 재무담당 이사를, 사외 이사로는 조용호 법무법인 새빛 대표 변호사를 각각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폐문부재'로 스맥이 송달을 거부하면서 이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스맥의 핵심 경영진은 최근 경영권 분쟁이 보도되는 와중에 SNT홀딩스 및 그 계열사의 주식을 각각 1주에서 10주가량 매수했다. 이후 이들은 주주 자격을 내세워 정기주총 직전에 SNT 측에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청구를 요청하는 등 ‘맞불 작전’을 펼쳤다.
SNT홀딩스는 스맥이 추진 중인 위아 공작기계 인수와 관련된 리스크를 정조준했다. 스맥이 투자설명서에 공시한 정보만으로는 공동투자약정의 구체적인 조건과 위험 요소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SNT홀딩스는 “불확실한 투자 조건은 향후 추가 자본 투입 시 발생할 재무적·법적 책임을 예측 불가능하게 만든다”며 “이는 스맥의 인수 가치 자체를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비판했다. 현재 SNT 측은 이에 대한 질의를 보낸 상태이며, 스맥의 회신 내용에 따라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SNT홀딩스 관계자는 “스맥의 주주로 남아 있는 한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의견 개진과 모니터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스맥이 지금이라도 투명한 정보 제공과 성실한 소통을 통해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