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로. '교육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 한복판에 수상한 학원이 열렸다.
이곳에 들어선 학생들은 영어 단어를 외우는 대신 스트레스를 받는 문장을 크게 소리쳤는가 하면 수학 문제를 푸는 대신 스트레스를 받는 만큼 게임용 망치를 힘껏 내리쳤다. 이른바 '스트레스 타파 학원'이다.
이름부터 생소한 이 학원은 사실 롯데웰푸드가 자사 초콜릿 제품 '크런키'를 홍보하기 위해 연 팝업스토어다. 대치동을 팝업 장소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 하희라 IMC팀 건과IMC담당 매니저는 "크런키의 주요 고객층인 학생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웰푸드는 앞서 핫플레이스 격인 성수동에 팝업을 열었다. 올해 2월은 '가나', 지난해 11월엔 '자일리톨' 팝업을 진행했다.
이번 새로운 시도는 타깃층인 학생들을 정확히 겨냥했다. 이날 낮 12시가 되자 학원 점심시간을 틈타 방문한 학생들 발길이 이어졌다. 학업 스트레스 해소에 가장 인기를 끈 강좌는 '스매쉬 클래스'였다. 학생들은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손바닥으로 빠르게 여러 번 두드리는 '핸드 크런치'와 망치로 시원하게 한 번 때리는 '해머 크런치'다.
스트레스 타파 학원을 찾은 최모 군(15)은 "망치로 내려치는 스매쉬 클래스가 제일 재밌었다"며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업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학생은 최 군만이 아니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한 이모 양(19) 양은 "수업과 자습의 무한 굴레다. 개학이 반가울 정도로 방학 기간이 더 힘들다"며 "여기서 마음껏 소리치니 스트레스가 좀 풀린 것 같다"고 했다.
'샤우팅 클래스' 앞에도 학생들 줄이 길게 이어졌다. 학생들은 샤우팅 부스 안에서 마이크를 잡고 힘차게 소리를 질렀다. 샤우팅 부스 한쪽에는 데시벨 측정기도 마련돼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소리치던 재수생 서모 씨(20)는 "이 근처를 자주 오가는데 특이한 팝업이 있어 들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푸는데, 이렇게 소리를 지르니 더 후련하다. 나중에 다시 오고 싶다"고 했다.
스트레스 타파 학원은 인근 학원가에서도 입소문이 났다고 했다. 중학생 안준영 군은 "학원 친구들이 (스트레스 타파 학원에 가면) 초콜릿도 받을 수 있고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고 알려줬다"면서 "평소에는 친구들과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인데, 밖에서 노니까 훨씬 재밌다. 다른 친구들 데리고 다시 오겠다"고 웃음 지었다.
팝업에는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원샷 클래스'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스트레스 타파 라운지'도 마련됐다. 라운지에서는 맞춤형 응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스트레스 바삭 캐비닛', 대형 칠판에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는 '크런키로 두들링' 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하 매니저는 "이번 계기로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쉬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동시에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크런키'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과의 접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