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개인 은행' 윤종신 "이 정도까지 바란 건 아닌데"

입력 2026-02-25 10:49
수정 2026-02-25 10:50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600만 관객을 넘어선 가운데, 장항준 감독의 오랜 친구 윤종신의 재치 있는 반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윤종신은 지난 2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왕과 사는 남자' 600만 돌파 기념 사진을 공유하며 "이 정도까지 바란건 아니었는데 거들먹 거리는거 어떻게 보지?"라고 적었다.

앞서 400만 관객을 돌파했을 당시에도 그는 "보급형 거장 탄생"이라고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장 감독과 윤종신의 인연은 1990년대 후반 라디오 방송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출연자와 작가로 처음 만나 가까워졌고, 이후 장 감독은 윤종신의 집에서 3년간 함께 생활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장 감독은 2019년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윤종신에게 빚을 갚기 위해 나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영화 투자사에서 예능 출연을 꺼려해 방송을 자제하고 있었지만 윤종신의 섭외 전화를 받고는 기꺼이 출연했다"고 했다.

또 "라디오를 하며 친해진 뒤 윤종신네 집에 얹혀 살게 됐다. 형편이 어려웠는데 그때마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윤종신을 두고는 "은행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필요할 때마다 묵묵히 손을 내밀어준 친구였다는 의미다.


'신비한 레코드샵'에서 윤종신은 힘들던 시절 장 감독 부부의 집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슬럼프였다. 곡도 잘 안 써지고 히트도 없었는데, 그 집에 가면 이상하게 즐거웠다"며 "회, 쌀, 맥주, 소주를 사 들고 가 창작 이야기, 영화 이야기를 하며 자고 오곤 했다"고 했다.

당시 수입이 거의 없던 장 감독 부부는 생필품 위주로 부탁했다고. 윤종신은 "메뉴도 거창하지 않았다. 종량제 봉투도 우리 동네 것으로 부탁했다"고 웃었다.

장 감독은 "그래서 지금 후배들에게 선물할 때는 주방세제나 세탁세제 같은 꼭 필요한 물건을 산다"고 했다.

장 감독은 "지금도 원조 받고 싶은데 윤종신이 결혼하게 되면서 멀어지게 됐다. 윤종신이 줄 수 있는 사랑은 한계가 있는데 아내가 그 자리를 차지한거다. 저 집이 내 집이었어야 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종신은 "장 감독과 전미라와 사이가 안좋다"고 언급했고, 장 감독은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이"라고 거들었다.

한편 지난 4일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폐위돼 유배된 단종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인 260만 명을 일찌감치 넘어선 데 이어,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누적 관객 수는 621만 8969명으로 집계됐으며, 천만 관객 돌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