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공매도 대기자금도 '사상 최대'

입력 2026-02-24 17:31
수정 2026-02-25 00:57
코스피지수가 6000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공매도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액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났다. 지수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시 대차거래 잔액은 149조1528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연초 113조1054억원과 비교해 36조원가량 늘었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주가 하락을 예상한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 목적으로 주로 활용한다. 통상 대차 잔액이 급증하면 공매도 거래도 뒤따라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 처음으로 5900을 넘어섰다. 6000선까지는 30.36포인트만 남겨뒀다. 5000선을 돌파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6000 고지를 바라보게 되자 단기 급락 가능성을 경계하는 매도 포지션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수 상승 속도가 가파른 만큼 조정장에 대비한 공매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차거래 잔액 상위 종목은 반도체와 2차전지, 바이오 대형주가 차지했다. 지난 23일 기준 1위는 삼성전자로 8조1183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40.9% 급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55% 넘게 올랐다. SK하이닉스(6조7582억원), LG에너지솔루션(2조9320억원), 현대차(2조7578억원), 한미반도체(2조5534억원), 에코프로(2조105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알테오젠(1조2805억원)과 셀트리온(1조1762억원)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공매도 순보유 잔액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14조7152억원으로 연초보다 20.1% 증가했다. 코스닥시장도 7조1567억원으로 26.7% 늘었다.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투자자가 특정 종목을 빌려서 매도한 뒤 여전히 갚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액 비중은 한미반도체가 5.55%로 가장 높았다. 코스맥스(4.78%), LG생활건강(4.37%)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차거래와 공매도 잔액이 동시에 급증하는 것은 향후 조정장에서 하락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