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e커머스 업체가 명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머스트잇·트렌비·발란으로 꼽히는 3대 명품 거래 플랫폼 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빈자리를 노린 전략이다. e커머스 업체들은 접근성이 좋은 뷰티와 매스티지 브랜드 등을 내세워 시장 확장에 나섰다.
◇명품 확장 나선 e커머스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G마켓의 수입 명품(해외직구)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어도어럭스와 구구스 등 명품 판매업체를 잇달아 입점시켜 전체 주문 수가 늘었다. G마켓은 최근 명품 해외직구 업체인 MXN도 추가한 뒤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다른 e커머스 업체도 명품 판매에 힘을 주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명품 판매자(셀러)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서울쇼룸’, 벨기에 친환경 가방 브랜드인 ‘루이터타센’ 등을 대거 입점시켰다.
네이버는 별도 명품 스토어인 ‘하이엔드’에서 명품 뷰티를 강화하며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달 샤넬 뷰티 공식 브랜드스토어를 입점시켰고, 다음달엔 프라다 뷰티의 공식 브랜드스토어를 들인다. 브랜드 수가 늘며 매출도 증가했다. 지난달 네이버의 명품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네이버 하이엔드는 공식 브랜드스토어만 운영하고 있다. 가품 의혹 등을 없애 소비자 신뢰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재 하이엔드에는 패션과 뷰티, 리빙 등 77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쿠팡은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성수동에서 명품 뷰티 팝업스토어인 ‘살롱 드 알럭스’를 운영하고 있다. 럭셔리 플랫폼에 맞게 백화점 VIP 라운지와 비슷하게 꾸몄다. 알럭스는 쿠팡이 미국 명품 버티컬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한 뒤 2024년 10월 선보인 럭셔리 전문 플랫폼이다. 알럭스의 입점 뷰티 브랜드 수는 출범 초기 20개에서 최근 48개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매출 급감한 머·트·발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기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Aicel(에이셀)에 따르면 트렌비의 지난해 카드 결제액은 3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머스트잇 카드 결제액도 48.7% 급감한 218억원이었다. 발란은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뒤 영업을 중단하고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e커머스 업체는 3대 명품 플랫폼이 흔들리는 사이 명품 사업을 빠르게 확장했다. 개별 단가가 높은 명품은 생필품과 공산품 대비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도 e커머스로 채널을 다변화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명품 가방, 주얼리 등 초고가 상품은 여전히 백화점, 면세점 등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뷰티 상품 등은 접근성이 좋은 e커머스 채널이 매출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다.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명품은 대규모 마케팅이나 대대적인 할인 등을 하면 오히려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위험이 있어 조용하게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