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VC 사라지는데…1兆 '크립토 펀드' 등장 [긱스]

입력 2026-02-24 17:02
수정 2026-02-24 17:03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1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크립토 펀드가 새로 조성됐다. 밈코인과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식고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 등 제도 친화적인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미국 경제매체 포천에 따르면 미국 크립토 전문 벤처캐피털(VC)인 드래곤플라이는 최근 6억5000만달러(약 94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마쳤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가 악화하자 일부 블록체인 VC가 전통적인 크립토 투자를 포기하고 AI 펀드 투자사로 간판을 바꾼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하심 쿠레시 드래곤플라이 파트너는 “당장은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좋지 않지만 크립토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기회가 명확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해당 펀드는 목표 조성액(5억달러)을 초과 달성했다.

크립토랭크에 따르면 VC들은 올해 초부터 지난 8일까지 가상자산 시장에 23억달러(약 3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지난달에만 111개 크립토 기업이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기업용 스테이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레인,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토큰화한 블랙오팔 등이 각각 2억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크립토 스타트업에 유입된 자본은 499억달러(약 72조원)로 전년 대비 433% 증가했다.

단순한 블록체인 프로젝트엔 투자가 멈춘 대신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와 수탁 솔루션, 실물자산 토큰화(RWA) 같은 제도 금융화 인프라 스타트업에 크립토 자금이 몰리고 있다. RWA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원자재 같은 각종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 형태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는 지난 6일 실물 금을 파는 골드닷컴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2%를 확보했다.

인공지능(AI)과 크립토의 교차점을 노리는 업체도 VC가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해 AI-크립토 교차 영역에 35억달러(약 5조원)가 투자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