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전자·100만닉스 찍더니…'깜짝 전망' 내놓은 증권가 [종목+]

입력 2026-02-24 22:00
수정 2026-02-24 22:22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전자'와 '100만닉스' 고지에 올랐다. 인공지능(AI)발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에 제대로 올라타 이익 개선 기대가 커지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이번 호황이 과거보다 길고 강할 것으로 전망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3.63% 오른 20만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썼다.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해 10월27일 주가가 종가 기준 처음으로 10만원을 넘어선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다. SK하이닉스 역시 5.68% 상승한 100만5000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30일 90만원을 돌파한 이후 한 달 남짓 기간에 '100만닉스'를 달성했다. 이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1900조원을 넘어섰다.

기관투자가가 이날 삼성전자를 7457억원어치 순매수해 주가를 끌어 올렸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35억원과 6548억원어치를 담았다. 이날 기관의 순매수 상위 1·2위 종목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엔비디아가 오는 26일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추정치 상향 조정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근 미국 증시를 짓누른 'AI 산업 파괴론'도 이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개선된 투자심리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AI로 인한 산업 파괴의 수혜주로 지목됐다"며 "AI 효율성이 극대화될수록 이를 구동하기 위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증권가에서 이들의 이익 추정치를 갈수록 높이는 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업체 3사가 AI 가속기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에 집중하면서 범용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해 D램과 낸드 가격이 거침없이 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PC D램의 연말 계약 가격 기준으로 DDR5와 DDR4는 각각 9.6%와 5.9% 추가 상향돼 2월 대비 28.3%와 18.3% 높게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할 것으로 판단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D램 총수요 대비 공급 부족 비중을 기존 3.3%에서 4.9%로 조정했다. 낸드 역시 2.5%에서 4.2%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예상되는 D램 공급 부족은 지난 15년 내 가장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 속 국내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 '410조원대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419.31% 폭증한 227조원, SK하이닉스는 292.21% 늘어난 185조원으로 추정한다.

이 증권사 김영건 연구원은 "최근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투자 확대로 현금흐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일부 투자가 축소되더라도 메모리 업황 둔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연된 정보기술(IT) 세트 수요가 완충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HBM을 필두로 D램의 가파른 가격 상승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을 빠르게 상향시키는 주된 원인"이라며 "D램뿐 아니라 낸드로도 확산되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은 당분간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지속될 것을 예고한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