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작년 11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조인트 팩트시트(JFS)와 관련해 "적어도 안보 합의 분야는 (후속 협의가) 잘되고 있다"고 24일 강조했다.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한미 안보합의 후속 조치를 위한 미국 협상단 방한이 차일피일 밀리고 있는 것에 대해선 이란 전쟁 발발 가능성 등 국제 정세 때문이라고 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미국 측의 한미 안보 분야 협상단의 방한이 보류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협상단 방문 보류가 아니라 일정 조율 문제"라며 "더 늦어지면 (우리 측 협상단이) 먼저 미국에 다녀올 가능성도 '하나의 옵션'으로 열어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0일 미측 협상 대표단이 2월 말~3월 초께 방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도 구체적인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 고위당국자는 "이달 초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양자회담에서 루비오 장관이 '2월 중 협상단을 보내기 위해 팀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후 미측으로부터 '팀을 꾸리는 데 어려움이 있고, 늦어지고 있다'는 연락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측의 협상단 방문 지연이 이어지고 있는 배경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린 것이나, 한국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것 등은 아니라는 게 이 고위당국자의 분석이다.
그는 "예컨대 미 협상팀인 국무부는 이란 전쟁 발발 가능성과 우크라이나 휴전 등으로 관련 업무가 올스톱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미국 협상팀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국방부, 에너지부 등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다"며 "의견을 조율하고 세세한 입장을 만들어 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측과 관세 협상 역시 교착 상태인 것이 아니라 협의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고위당국자는 "팩트시트 이행에 문제가 없도록 외교부와 국무부는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최근 방한한 루비오 장관의 최측근인 마이클 니드햄 미 국무부 고문과 조 장관이 만난 내용도 함께 전했다. 미 국무부 고위급 인사도 다음달 방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측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앞서 발표한 9·19 남북 군사합의상 핵심 내용인 '비행금지구역 재설정' 문제와 관련해선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고위당국자는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은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처음부터 밝혀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온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아직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