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서둘러 집 팔자"…분당 아파트 매물 56% 증가

입력 2026-02-24 15:00
수정 2026-02-24 15:12

수도권 인기 주거지로 꼽히는 경기 성남·안양·과천 등지에서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 등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 강화 발언을 잇달아 내놓자 '절세 매물'이 시장에 풀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3132가구로 집계됐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지난달 23일(2002가구)에 비해서는 56.4%(1130가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정구는 아파트 매물이 583가구에서 806가구로 38.2%(223가구) 늘었다. 중원구도 682가구에서 817가구로 19.7%(135가구) 증가했다. 성남에서만 최근 한 달 새 1500가구가량 매물이 나온 것이다.

분당구 야탑동 '장미마을 8단지 현대'(2136가구·1993년 준공)는 같은 기간 매물이 23가구에서 66가구로 급증했다. 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요즘 나오는 매매 물건은 대부분 다주택자 보유분”이라며 “서울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물량 내놓으면서 호가도 조금씩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권 다른 규제지역에서도 매물 증가세가 뚜렷하다.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는 오는 5월 9일 이전 다주택자들이 서둘러 주택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양 동안구는 아파트 매물이 지난달 23일 1830가구에서 이날 2708가구로 47.9% 증가했다. 최근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과천시는 341가구에서 465가구로 36.3% 늘었다.

이 밖에 하남(1257가구→1666가구·32.5%), 용인 수지구(2850가구→3761가구·31.9%), 광명(1672가구→2077가구·24.2%), 의왕(1577가구→1860가구·17.9%), 수원 영통구(3073가구→3550가구·15.5%) 등도 매물이 크게 늘었다. 경기 지역 매물 증가 상위 10곳이 모두 규제지역으로 나타났다.

큰 폭으로 오르던 아파트값도 상승세가 약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권 주요 지역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최근 축소되는 추세다. 지난주 기준 성남 분당구(0.38→0.22%)와 안양 동안구(0.68→0.26%) 등도 상승세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다만 매물 증가, 호가 하락에도 아직 거래량은 많지 않은 편이다.

과천시 B공인 관계자는 “호가를 1억원가량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활발한 편은 아니다”며 “집주인과 매수 희망자 간 인식 차가 크다”고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