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고전 컴퓨터 몰아내는 것 아니다…AI 경쟁, 하이브리드로 가야"

입력 2026-02-24 14:51
수정 2026-02-24 14:57

글로벌 양자컴퓨팅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양자와 AI의 결합을 겨냥한 ‘퀀텀AI’ 기술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AI의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되는 높은 전력 소모와 계산 효율 한계를 보완·가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양자컴퓨터가 부상하면서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퀀텀AI: 양자와 AI의 융합,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연결’을 주제로 테크 콘서트를 열었다. 행사에는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콴델라코리아, IBM 코리아 관계자 등이 모여 퀀텀AI로 가는 기술 개발 성과와 방향성을 공유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양자 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를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방식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에서 양 컴퓨팅 방식이 협업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하이브리드 역량이 향후 AI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박경덕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는 이날 “양자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양자는 AI의 대체재가 아니다”라며 “방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특정 AI 연산 과정에서 양자컴퓨팅의 능력을 활용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전략은 ‘양자컴퓨팅을 위한 AI’와 ‘AI를 위한 양자컴퓨팅’으로 구성된다. 예컨대, AI는 양자컴퓨팅의 오류를 줄이고 보정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우준 파스칼코리아 책임연구원은 “양자 오류 정정 알고리즘을 실행할 때 계산량이 방대해지는데, 이를 AI·머신러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퀀텀AI는 AI 개발의 궁극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이 내놓은 초대형 과학 인프라 구축 전략인 ‘제네시스 미션’ 역시 기존 AI·슈퍼컴퓨터·국가 데이터에 양자 기술을 활용하는 내용이 명시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양자와 AI를 결합해 생성형 AI 모델 성능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영 합작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넘은 지난해 말 범용 상용 양자컴퓨터 ‘헬리오스’를 공개했다. 헬리오스는 ‘양자 생성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생성형 AI 모델의 학습 효율을 높여 소재 설계·데이터 분석·양자화학 등 특정 산업군에 최적화된 기술 개발을 돕는다.

IBM은 지난해 ‘퀀텀-센트릭 슈퍼컴퓨터(Quantum-centric supercomputer)’ 접근법도 제시했다. 기존 고성능 컴퓨터(HPC)와 양자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하이브리드 워크플로우를 구현하는 구상이다. 퀀티넘은 헬리오스에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GB200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이날 “퀀텀AI는 디지털 컴퓨팅의 한계를 보완하고 AI의 활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게임체인저”라고 말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