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지현이 '은애하는 도적님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남지현은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KBS 2TV 주말드라마 '은애하는 도적님아' 종영 인터뷰에서 상대 배우 문상민이 자신을 "은애하고 사랑하는 배우"라고 칭한 것에 대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며 "저도 똑같이 화답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종영한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과 그녀를 쫓던 조선의 대군, 두 남녀의 영혼이 바뀌면서 서로를 구원하고 종국엔 백성을 지켜내는 로맨스를 그렸다. 최고 시청률 7.7%(전국 일일, 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KBS 주말 미니시리즈 시간대를 심폐소생했다는 평을 받았다.
남지현은 '은애하는 도적님아' 타이틀롤 홍은조 역을 맡아 인물의 서사를 깊이 있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낮에는 의녀 홍은조로, 밤에는 의적 길동으로 두 가지 모습을 오가고, 도월대군 이열(문상민 분)과 영혼이 뒤바뀔 때면 의녀 홍은조에서 대군 이열로 순식간에 얼굴을 달리했다. 1인 2역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상황에 따라 얼굴을 갈아 끼우며 복합적인 설정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빚어냈다는 평이다.
8개월간 촉박했던 촬영 스케줄을 소화했던 남지현은 "많은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즐거웠던 시간"이라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상대역이었던 문상민이 연기에 도움이 되도록 대사를 녹음해주는 정성을 보였던 것에 대해서도 "워낙 준비를 많이 해오고 의지가 됐던 배우"라며 치켜세웠다. 다음은 남지현과 일문일답.
▲ 드디어 마무리됐다. 연기 뿐 아니라 시청률로도 호평을 받으며 끝났따.
= 많은 욕심을 낸 작품인데 더 큰 사랑을 받은 거 같다.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서서히 보내고 있다. 시청률은 하늘이 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시간에 보시는 거라 생각했는데 재밌게 봐주신 거 같아 뿌듯했다. 그래도 팀 분위기가 좋았다. 회식할 때도 와주셔서 같이 '으쌰으쌰' 하는 것들이 많았다.
▲ 시청률이 잘 나오다 보니 '역시 남지현이 대본을 잘 본다'는 말이 나왔다.
= 그 얘길 들을 때 기분이 좋다. 감사하고 부담스럽진 않다.(웃음) 다 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게 목표다. 대본이 재밌었다. 그려가는 방식이 명확해서 현장에서 풀어내기만 하면 될 거 같았다. 또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는 서사는 시대를 타지 않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은조와 열은 각자의 세계를 구하는 것까지 확장이 되는데, 그래서 더 깊은 감동을 드릴 수 있을 거 같더라.
▲ 시청률뿐 아니라 OTT 순위도 좋았다.
=넷플리긋에서도 공개됐는데, 그때가 '흑백요리사' 시즌2가 막바지였는데 순위가 좋아서 뿌듯했다. 그리고 유튜브 댓글도 많이 남겨주셔서 인상 깊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모님들이 재밌게 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끼리 다 같이 앉아서 볼 드라마이길 바랐는데 그게 이뤄진 거 같았다.
▲ 엔딩이 현대로 돌아오는 결말이었다. 시즌2를 기대하는 말도 나오더라.
= 유물을 구경하는 곳에 두 사람이 있었다. 이게 대본에도 그대로 있었다. 저에겐 익숙한 엔딩이었다. 8개월 정도 찍었는데 한복 입다가 현대복을 입으니 낯설고 새로운 기분이었다. 마지막 장면을 마지막 촬영으로 찍어서 새로운 마음이 들더라. 이 장면을 보고 시즌2를 기대하는 분들이 있다는 게 고맙고 감사하기도 했다. 재밌게 나온다면 시즌2도 하고 싶다.
▲ 재밌다면 한다고 치면, '굿파트너2'는 왜 안 하게 된 걸까.
= 시간상의 문제도 있고. (장)나라 언니가 워낙 잘 해주실 거다. 새로운 얘기가 펼쳐질 거 같아서 걱정은 없다. 재미가 아니라 시간 때문이다.(웃음)
▲ 문상민을 위해 대사까지 녹음해서 줬다더라. 본인은 영혼 체인지를 위해 어떻게 노력했을까.
= 상민이는 워낙 준비를 많이 하는 친구였다. 초반에 촬영장에서 만나지 못했는데, 영혼 체인지를 스케줄상 빨리 찍게 된 거다. 그래서 상대방 연기를 확인하면서 편집본을 받아보고 녹음해서 주게 됐다. 상민이도 말하는 게 명확하다. 스타일이 달라서 그런 부분을 살리면 자연스럽고 극명하게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었다. 신분이 다르기 때문에 나오는 태도부터 다르게 하려 했다.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이 앞으로 모아지는지 이런 것들.
▲ 함께 연기한 문상민은 어땠나.
= 함께 작업하는 게 재밌었다. 현장에서 디렉션을 수용해 바꾸는 게 빨랐고,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기에 좋은 친구였다. 상민이가 유쾌한 스타일이라 힘을 많이 받았다. 믿음직했다. 실제로 보면 듬직한 느낌이 더 강하다. 가장 많이 의지하고 얘기했다.
▲ 후배들과 연기하는 건 어떨까.
= 제가 딱히 뭘 끌어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경력이 제가 기니까 그들이 준비한 걸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동선이나 행동만 몇 가지 첨언을 했다. 후배들과 한다는 부담은 없었다. 여전히 선배님들이 있어서.(웃음)
▲ 할 게 많았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을 거 같더라. '선덕여왕' 덕만과 은조 중 어느 게 더 힘들었나.
= 다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해서 즐기면서 했다. 다만 액션 장면은 제가 많이 해봐서 걱정했는데 위험한 장면을 시키지 않으셔서 정말 감사했다. 덕만이는 2개월~3개월 만에 끝났고 은조는 8개월이라 은조를 따라가기 힘들다.
▲ 촬영장에서 아역 배우들을 잘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 아무래도 눈에 들어오는 건 사실이다. 저는 10살부터 시작했는데, 그보다 어린 친구들도 촬영장에 왔다. 요즘은 잘 챙겨주시는 분위기라 걱정을 한 건 아니다. 상민이도 아이스크림도 많이 사주고 다들 '으쌰으쌰' 하는 힘이 컸다.
▲ 올해로 연기 경력 23년이다.
= 20대 땐 아역 시절 10년 이미지를 벗고 성장하는 게 목표였다. 이제는 조금 자유로워진 거 같다. 새로운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고 화면에서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 천천히 바뀌는 거 같다. 그 흐름에 맞춰서 요리조리 하겠다.
▲ 차기작 티빙 오리지널 '내가 떨릴 수 있게'는 어떤 작품인가.
= 이미 촬영이 끝났다. 정말 오랜만에 하는 로코의 정석이다.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로맨스와 청춘 성장물 같았다면, '내가 떨릴 수 있게'는 로맨틱 코미디다. 거의 7~8년 만에 선보이는 장르다. 웃으면서 즐기실 수 있을 거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