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목표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를 실행할 행정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조4600억원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개를 분배하는 사업을 담당하는 인력이 고작 5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가 AI 정책을 총괄하는 과기정통부 내 AI정책실 실무 인력은 약 74명이다. 실·국장급까지 포함한 전체 인원은 77명에 그친다. 지난해 12월 신설된 행정안전부 AI 조직(AI정부실)이 약 188명 규모인 점과 비교하면 인력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대형 사업일수록 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예컨대 정부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1조4600억원을 들여 확보한 엔비디아 GPU 약 1만 개를 산업계와 학계·연구계, 국가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배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첨단 GPU 확보와 배분, 임대 운영, 평가 업무 등을 수행해야 하지만 이를 담당하는 인력은 5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이외에도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AI 컴퓨팅 인프라 관련 연구개발(R&D), GPU 확보 전략 등 광범위한 업무까지 함께 맡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과기정통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며 AI를 국가 성장 전략으로 공식화했다. 이후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엔비디아로부터 GPU 26만 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내놨다. 올해 AI 관련 예산 역시 10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로 확대됐다.
문제는 조직 규모다. AI정책실 신설 이전 약 49명이던 인력은 개편 이후 70명 수준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상당수 업무가 태스크포스(TF)나 임시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GPU의 수명이 3~5년으로 짧다는 점을 지적하며 “도입 초기부터 가동률을 극대화하지 못하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자산이 ‘고철’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