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팝 공연장 스탠딩 구역에서 이른바 '스탠딩화'를 착용하는 관객이 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다른 관객의 시야를 가릴 뿐 아니라 밀집 공간에서 부상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된다.
스탠딩화는 보통 7~15cm, 많게는 20cm에 이르는 통굽 형태의 운동화나 스니커즈를 의미한다. 좌석 없이 관객이 밀집해 서서 관람하는 스탠딩 구역 특성상 앞사람의 키와 움직임에 따라 시야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굽 높은 신발을 신지 않으면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스탠딩석이 사실상 키높이 경쟁이 됐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10cm 통굽을 신어도 멤버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며 공연 전 스탠딩화를 따로 구매하거나 대여한다는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엑스(X) 등에는 스탠딩화를 유료로 빌려주는 계정까지 등장했다. 굽 높이와 사이즈를 안내하고 공연 일정별 예약을 받는 게시물도 올라온다. 통굽 신발에 플라스틱 통을 묶은 관람객 사진이 확산되거나 "관람객들이 행사장 키다리 삐에로 같은 신발을 신고 다닌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10cm 안팎, 많게는 15~20cm에 이르는 높은 굽을 다수의 관객이 동시에 착용한 채 점프와 이동이 잦은 공연을 관람할 경우 균형을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스탠딩 구역은 이미 밀집도가 높아 작은 충격에도 연쇄 낙상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온라인상에는 "앞사람이 넘어지면서 바닥에 부딪혀 이가 부러지는 장면을 봤다", "스탠딩화를 신었다가 발톱이 빠졌다"는 등 부상 목격담도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발목에 무리가 갈 것 같다", "넘어지면 낙상이다", "신발에 탑승하는 수준", "스탠딩화 신고 넘어지면 주변 관객들까지 우르르 넘어지며 다칠 수 있다. 스탠딩석 구조상 압사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형평성 논란도 불거졌다. 당초 스탠딩화는 키가 작은 관객이 시야 확보를 위해 선택한 아이템이었지만, 신장과 무관하게 확산되면서 ‘키높이 경쟁’이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모두가 높아지면 결국 아무도 잘 보지 못한다"며 "너무 높은 신발을 신는 것은 민폐"라고 꼬집었다.
"이제는 키 180cm 이상은 돼야 콘서트장에 들어갈 수 있다", "키 큰 사람은 스탠딩화 신지 말아달라"는 의견과 함께 "이미 많은 사람이 신는 상황에서 일부에게만 제한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스탠딩화 신고도 175cm 안 되면 좌석을 가라"는 반박도 맞서고 있다. 안 신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모두가 굽을 높이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연장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스탠딩 구역 내 굽 높이 제한이나 안전 공지 강화 등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스탠딩화 논란은 단순한 패션 문제를 넘어 공연장 안전과 관람 문화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