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는 AI 인재 잡자"…실리콘밸리식 스톡옵션 승부수

입력 2026-02-23 16:00
수정 2026-02-23 16:06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벤처기업 스톡옵션 제도를 실리콘밸리 방식으로 개편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23일 발의했다. 우수 기술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고 성과연동 보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중 연간 정보통신기술 박사 배출 5위, 인공지능 종사자 수 10위다. 그러나 인공지능 인재 순유출입은 마이너스를 기록해 35위에 머물고 있다. 인재 유치와 유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의미다. 벤처기업이 스톡옵션을 통해 성과연동 보상을 유연하게 설계하지 못하는 제도적 한계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행법은 스톡옵션을 부여할 때마다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하고, 최소 2년 이상 재임하거나 재직해야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도 운영의 안정성은 확보했지만, 인재 영입 시점에 맞춰 신속하게 보상을 설계하기에는 절차적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안은 의사결정 구조를 이원화했다. 스톡옵션 총 부여 한도는 정관에 두고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정하되, 그 한도 내 개별 부여는 이사회 결의로 가능하도록 했다. 총량은 주주가 통제하고, 실제 집행은 이사회가 맡는 구조다. 건별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아도 돼 속도와 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행사 요건도 완화했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자는 이사회 결의가 있는 날부터 1년 이상 재임하거나 재직하면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2년 요건을 1년으로 단축해 보상 체감 시점을 앞당겼다.

부여 대상 범위도 넓혔다. 벤처기업이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 전부를 직접 출자한 회사의 임직원까지 포함하도록 했다. 자회사 인재까지 묶어 보상 체계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무상증자, 액면분할, 주가 하락 등으로 보상 효과가 왜곡되는 상황을 반영해 행사가격 조정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 결의 사항에 명시하도록 했다. 스톡옵션의 실질 가치가 유지되도록 제도적 근거를 보완한 셈이다. 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김 의원은 "해외로 향하는 기술인재들의 발걸음을 국내로 돌리려면 실리콘밸리 수준의 과감하고 유연한 보상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며 "낡은 규제의 틀을 깨고 우리 기업들이 최고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입법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