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젊은층 사이에서 성형 전후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한 이른바 '두 개의 자아' 인증사진이 유행하면서 성형수술을 조장하고 청소년들의 미의식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소셜미디어(SNS)에는 성형 수술 전과 후의 사진을 AI로 자연스럽게 합성해 마치 두 사람이 한 공간에 함께 있는 것처럼 연출한 이미지가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이 기술은 사용자가 성형 전후 사진 두 장을 AI 도구에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하나의 장면으로 합성하는 방식이다. 사진 속 이용자들은 주로 어두운 침실에서 두 자아가 나란히 셀카를 찍거나 서로를 마주 보고 서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최근 일본의 한 이용자가 공개한 합성 사진은 조회 수 1580만회를 넘기며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는 수술 전과 후의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며 "눈물이 났다"는 소감을 적었다. 이후 다른 이용자들도 자신이 받은 수술 목록과 비용, 회복 기간 동안의 고통을 상세히 공개하며 이를 '노력의 증거'로 표현하고 있다.
일부는 "뼈 수술 없이 치아 교정, 지방 흡입, 안면 거상술, 눈꺼풀 교정 등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고 설명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교복을 입은 수술 전 모습과 금발로 염색한 수술 후 모습을 함께 올리며 "남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성형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는 "고통, 돈, 긴 회복 기간. 사진들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이런 것들을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고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용기 있는 행동" 등 응원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이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미의 기준을 심어주고, 위험 부담이 따르는 수술을 미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일본은 성형 수술에 대한 법적 최소 연령 제한이 없으며,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 동의가 있으면 수술이 가능하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몇 년 사이 성형 수술이나 미용 시술을 받는 중·고등학생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메이크업으로도 충분히 변화를 줄 수 있는데 굳이 위험한 수술을 권장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과 함께, AI가 만들어낸 비현실적인 이미지가 외모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본 미용성형외과학회에 따르면 2022년 일본 내 미용 의료 시술 건수는 약 330만 건으로, 일본은 세계 최대 수준의 성형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