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기온 변화와 큰 일교차, 건조한 공기 등으로 피부는 물론 두피도 큰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봄철에는 기후 변동으로 인한 피지 분비 증가와 함께 자외선지수가 높아짐에 따라 모발과 두피에도 자극이 더해지게 되고, 보다 세심한 두피 및 탈모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학계와 업계에서는 탈모 예방과 건강한 모발 관리를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주목해야 할 요소로 ‘두피 장벽(Scalp Barrier)’의 관리가 꼽히고 있다. 국내 탈모치료 분야 권위자인 심우영 모건피부과 원장(경희대 명예교수)과 함께 환절기 모발 및 탈모 관리를 위해 어떻게 두피 장벽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탈모 관리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건강한 두피 장벽 유지”
작년 국제학술지 ‘피부과학회지(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두피 장벽의 건강 상태는 모발 성장과 유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모발의 토양인 두피의 건강은 모발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비듬이나 지루성 피부염과 같은 질환은 두피 장벽을 손상시키게 되고 모발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건선이나 아토피, 비듬, 지루성피부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 있는 두피에서 자란 모발은 일반 모발보다 훨씬 가늘고 표면이 거칠며, 이는 모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비듬과 가려움이 있다면 두피 장벽 점검해야”
두피 장벽 상태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증상은 두피의 비듬이나 가려움증이다. 비듬이나 가려움증은 단순한 위생 문제를 넘어서, 두피 장벽을 구성하는 세라마이드와 지방산,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기 때문이다. 두피 장벽의 균형이 무너지면 내부 수분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경피수분손실(TEWL)이 급격히 증가하고, 국소 자극물에 대한 민감도 증가를 초래해 두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처럼 손상된 두피 장벽의 경우 각종 오염 물질과 곰팡이 균이 쉽게 침투해 두피에 염증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지루성피부염 같은 염증성 질환으로 악화돼 만성화될 경우 탈모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일상에서의 두피 장벽 케어로 모발 손상 관리 필요”
심 원장은 일상에서 두피 장벽을 튼튼히 유지하고 수분 항상성을 지키기 위한 생활 속 관리가 모발 건강과 탈모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항산화 성분으로 두피 환경을 정화하고, 감소된 지질 성분인 세라마이드와 판테놀 지방산 콜레스테롤 등을 보충하며 유레아, 세린, 히알루론산과 같은 천연 보습 인자를 통해 수분력을 유지하면 두피 장벽 기능을 보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매일 사용하는 두피 세정 제품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샴푸나 두피 스크럽 등에 강한 계면활성제가 포함돼 있을 경우 비듬, 가려움 같은 증상을 일으키며 두피의 장벽을 반복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다. 이러한 세정 성분은 두피의 지질과 단백질을 손상시킬 뿐만 아니라, 수용성 천연보습인자(NMF)의 유실을 촉진하고 각질층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효소 활성을 저하시킨다. 결과적으로 두피 장벽 회복을 지연시킨다.
최근에는 단백질 손상이 적은 음이온 및 양이온과 음이온을 동시에 가진 양쪽성 계면활성제를 중심으로 한 식물유래 세정제 개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소듐코코일이세티오네이트 같이 비교적 자극이 적은 순한 식물유래계면활성제 조합의 제품을 선택해 꾸준히 사용하면 두피장벽 개선에 도움이 된다.
심 원장이 두피 자체의 건강한 장벽 기능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로 제시한 것은 두피의 약산성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다. 시중의 다양한 약산성 제품들은 두피장벽강화에 필요한 효소인 베타-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와 산성 스핑고마이엘리나제(aSMase)를 활성화시켜 두피 장벽 강화에 도움을 준다. 반대로 알칼리성 제품 사용으로 두피가 알칼리성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두피 장벽은 지속적으로 손상돼 과도한 피지 생성, 비듬 및 가려움증 등 다양한 두피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도 건강 모발 위한 ‘항산화 보호막’에 도움”
마지막으로, 과도한 음주 및 흡연, 미세먼지 등으로 발생하는 활성산소(ROS)는 건강에도 좋지 않지만 두피의 구조 단백질과 DNA를 손상시켜 두피 장벽과 모발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산화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모발 각질화 과정을 변화시키고 모발을 부서지게 하며 모발의 고정(anchorage)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환절기일수록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과 함께, 충분한 수분 및 균형 잡힌 영양 섭취 등이 필요하다.
심우영 모건피부과 원장(경희대명예교수)은 “봄철을 앞두고 탈모 예방 및 관리에 우려가 된다면, 두피의 수분항상성과 장벽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하면서, “일상생활에서 두피 장벽과 수분 균형을 고려한 케어와 함께 자극을 최소화한 제품을 선택하고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면 이번 환절기 두피 건강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두피의 다양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경우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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