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가격 인상 임박"…AI 슈퍼사이클, 부품으로 확산

입력 2026-02-23 15:45
수정 2026-02-23 15:47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전자 부품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특히 전기를 머금고 있다가 반도체 등 전자부품에 공급하는 부품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가격 인상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MLCC 업계 1위인 무라타의 나카지마 노리오 사장은 지난 17일 MLCC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MLCC는 스마트폰부터 냉장고 등 모든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으로, 최근 AI서버로 응용처가 확대하고 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MLCC는 2만5000여 개로, 일반 서버(2000여 개)보다 12배 이상 많다.

MLCC는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 둔화로 지난 3년간 침체 국면에 있었다. 업계 1위인 무라타가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MLCC 시장 전반으로 가격 인상이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 인상은 국내 MLCC 업계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1분기 AI 서버용 MLCC 시장 점유율은 약 40%로, 45% 안팎인 무라타를 바짝 쫓고 있다.

삼성전기에서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약 45%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부다. 증권가에서는 작년 한 해 6000억원 초반 수준이었던 컴포넌트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올해는 9000억원 안팎으로 급증하고, 내년에는 1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라타와 삼성전기는 현재 MLCC 가동률이 95%에 육박하고 있다”며 “생산 여력이 꽉 찬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할 경우 실적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달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MLCC 평균판매단가(ASP)는 AI 서버 등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지난해 1429억달러(약 196조원)에서 2030년 8378억달러(약 1150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오는 2030년까지 AI용 MLCC의 연평균 수요 성장률이 30%를 웃돌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