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과징금 상한을 현행 ‘관련 매출액의 6%’에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 폭도 최대 100%까지 확대해 제재 수위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과징금 제도 개편 방향을 밝혔다. 그는 “올해 공정위는 ‘함께 성장하는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일본(관련 매출액의 10%), 유럽연합(EU·30%) 등 주요국과 비교해 현행 상한이 낮다는 지적을 반영해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을 현실화할 계획이다. 관련 매출액 기준 상한을 적용하더라도 억지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추가 가중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EU의 경우 필요 시 관련 매출이 아닌 기업 전세계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복 법 위반에 대한 가중 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현재는 1회 반복 시 최대 20% 범위에서 가중하고 있으나, 이를 일본과 EU 수준인 최대 50%까지 확대하고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늘릴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한다. 관련 법 개정은 올해 상반기 중 추진할 예정이다.
부당 내부거래에 대해서는 총수 일가 등 자연인에 대한 정률 과징금 제도를 도입한다. 과징금 산정 기준을 ‘관련 매출액’에서 ‘거래 제공 규모’로 변경해 부당이득에 비례한 제재가 가능하도록 공정거래법과 시행령, 고시 개정을 병행한다.
플랫폼 책임 강화 방침도 제시했다. 플랫폼이 스스로 판매자인 것처럼 거래에 관여하는 경우 입점업체와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고, 플랫폼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단독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등 직접 책임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공정위는 과징금 상한과 부과 기준 전반에 대해 연구용역을 거쳐 개편 초안을 마련한 뒤, 전문가·이해관계자 태스크포스(TF) 논의를 통해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