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규제가 전·월세 시장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 이재명 대통령이 반박했다. 다주택자의 전·월세 공급이 줄어드는 것만큼 임대차 수요가 감소해 영향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매매 수요 전환 속도, 입주 물량 감소 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면 전·월세 공급도 줄겠지만 그만큼 무주택자, 즉 전·월세 수요도 줄어든다”며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정책으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 매매시장에 매물이 증가함으로써 집값이 안정되고 그에 따라 전·월세도 안정되는 것이 논리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가 가격 안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실거주자가 이를 매수할 때 그만큼 전·월세 수요가 줄어들어 전·월세가 상승하는 부작용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지금보다 늘리는 게 서민 주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현 상태에서 주택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가 대폭 늘어나면 집값(그에 연동되는 주택임대료)이 오를까, 내릴까 생각해 보면 답은 간단하다”며 “다주택과 임대사업을 압박하면 전·월세 부족으로 서민 주거 불안이 심화한다는 주장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인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비호하는 기적의 논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전·월세 사는 사람 다 쫓아내고 현금부자들 재테크하게 해주겠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라며 “서울 공급절벽, 집이 절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짓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로부터 국민의 눈을 가리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전·월세 상승을 불러올 이유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다주택자가 집을 대거 처분해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난다면 주택 가격과 연동돼 결정되는 전·월세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월세 공급은 감소하지만 대출 규제로 기존 세입자가 집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하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주 물량 감소도 문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집들이 물량은 20만5054가구로 최근 10년 새 가장 적다. 서울은 작년(3만7178가구)보다 1만 가구 넘게 감소한 2만5967가구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셋값이 상승하면 자연스레 계약갱신권 사용이 증가하는 데다 집주인이 월세를 선호해 임대에서 자가로 수요가 이동해도 전세가 상승이나 매물 부족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