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법이 막은 트럼프 관세…불확실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사설]

입력 2026-02-22 17:44
수정 2026-02-23 05:50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뒤 대미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대체 수단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즉각 반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세계에 ‘글로벌 관세’ 15%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한 기존 상호관세를 글로벌관세로 바꾸겠다는 것으로, 법적 근거가 달라지는 만큼 세부 적용 방식 등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더구나 트럼프는 처음 10%로 정한 글로벌관세를 하루 만에 15%로 높이고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글로벌관세는 무역수지 적자와 달러 가치 상승 등을 이유로 최장 150일, 최고 15%까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이런 제약 때문에 미국은 몇 달 내 글로벌관세를 대신할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기로 했고, 그만큼 경제 먹구름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등의 품목관세는 이번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적용된다.

그동안 15% 상호관세를 적용받은 한국으로선 미국이 새로 도입하는 글로벌관세는 물론 이후 관세 체계에서도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게 당면 과제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당장 20% 관세를 내던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15%의 관세가 동일하게 적용되면 우리 기업은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미 정부가 국가별 관세(무역법 301조)와 품목별 관세(무역확장법 232조)를 결합해 기존 수준의 관세 수입을 유지하려고 들 때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한국 기업이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관세율을 높일 우려가 있어서다.

우리 정부는 미국 글로벌관세 도입에도 3500억달러(약 507조원) 대미 투자는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대미 투자 약속이 관세 등 통상 문제는 물론 공급망 및 핵추진 잠수함, 원자력협정 개정 등 안보 협력과 맞물려 있어서다. 일본과 유럽연합(EU) 역시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한 무역협정을 되돌릴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2차 관세 전쟁을 시작한 만큼 정부와 정치권, 기업이 힘을 합쳐 경제 부담을 최소화하고 불확실성을 없애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