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찍듯 못 하는 신약…KAIST와 손잡은 이유죠"

입력 2026-02-22 17:59
수정 2026-02-23 00:16
“바이오 신약 개발은 기계로 붕어빵을 굽듯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왕레이위 포모사바이오 회장(사진)은 지난 20일 대전 유성구 KAIST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바이오 연구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했다. 긴 시간과 막대한 자금, 그리고 장기적 신뢰가 필요한 분야라는 의미다. 대만 최대 기업 중 하나인 포모사그룹이 최근 KAIST와 협력을 확대하며 생명의학 연구에 힘을 싣는 이유다.

연 매출이 약 90조원인 포모사그룹은 전통적으로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바이오와 에너지를 미래 핵심 축으로 삼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룹 창업주의 둘째 딸인 왕 회장은 바이오·에너지 분야를 총괄하며 장기 전략을 이끌고 있다.

왕 회장은 지난 20일 열린 KAIST 2026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모사와 KAIST의 협력은 단순한 산학 프로젝트를 넘어선다. 양측은 지난해 약 180억원을 들여 세운 ‘KAIST-포모사 생명의학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뇌 오가노이드 연구 등 차세대 바이오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왕 회장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꼭 필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KAIST를 협력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그는 “KAIST는 연구 역량이 뛰어난 세계적 연구 중심 대학이지만, 의과대학이나 병원이 없어 임상 연구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반면 포모사는 장경대학과 장경병원 등 대형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규모인 포모사의 병원 네트워크와 임상 경험,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KAIST의 기초 연구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포모사그룹이 바이오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다. 그는 “기업의 영속 경영을 위한 미래 사업으로 바이오와 에너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시장성도 중요하지만 최우선 고려 대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던 부친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결과를 만드는 차이는 일에 임하는 열정과 태도”라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