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산업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임상시험 촉진 등의 조치를 수년 전부터 일관되게 편 덕분이라는 것이다.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6년 국가 바이오산업 육성의 최상위 설계도 역할을 하는 정부 계획 ‘헬스 차이나 2030’을 마련한 뒤 하위 규범 등을 통해 관련 조치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헬스 차이나 2030에는 혁신 신약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임상시험 심사·허가 신속화, 보조금과 세제 혜택 확대 등을 담았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2020년 7월 시행한 ‘돌파적 치료제 지정(BTD)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암 등 중대 질환의 주요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로 임상을 할 때 적용된다. 적용 대상이 된 기업은 이 임상과 관련해 규제당국과 빠르게 소통하고 임상 설계를 유연하게 하는 등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속도에서도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빠르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지난해 9월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임상 1·2상에 대해 신청부터 승인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도록 관련 규정을 고쳤다. 이 기간 내 별도의 통보가 없으면 자동 승인으로 간주된다. 한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전 허가를 꼭 받아야 하고, 특례상장 바이오 기업은 IND 승인부터 결과까지 평균 120일 이상 걸린다.
중국은 상장 관련 규제도 개선하고 있다.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지난해 6월 혁신 기업 주식시장 커촹반에 ‘비수익 기업 상장’ 트랙을 신설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트랙에는 상장 기업의 실적 요건이 없다. 대신 핵심 기술과 R&D 투자가 뚜렷한지를 본다.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기술특례 상장’ 제도가 있지만 점차 비수익 바이오 기업의 신규 상장이 막히는 추세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