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한·미 연합 훈련과 연계한 육·해·공군 야외 기동훈련 연기를 주장하면서 미군 측과 조율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 군 당국은 다음달 한미 연합훈련을 앞둔 합동브리핑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훈련이 임박한 가운데 발표 시기를 정하지 못한 것은 한국 측이 내달 실기동 훈련을 줄이자고 제안했으나 미군이 난색을 보인 탓으로 알려졌다.
자유의 방패 훈련은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지휘소 연습(CPX) 위주 시뮬레이션 훈련이다. 군은 이와 별도로 훈련 기간 CPX와 연계한 대규모 연합 기동훈련을 실시해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3월 계획된 자유의 방패 연습은 정상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며 “우리 군의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 검증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그러나 야외 기동훈련에 대해선 일정을 연중 균형되게 시행키로 하고 이를 미군에 제안했다. 정부 일각에선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필수 훈련만 남기고 최소한으로 하자는 제안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내달 훈련 참가를 위해 증원 병력과 장비를 한국에 파견한 미군 측은 훈련 축소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8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 때도 한국의 제안으로 당초 계획한 야외기동훈련 40여건 가운데 절반만 해당 훈련 기간에 실시하고, 나머지는 연말까지 분산해 실시했다.
군이 기동훈련 일정 조정을 제안한 것은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매년 한반도에서 대규모 병력·장비 기동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북침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최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는 4월 방중을 염두에 두고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한반도 정세를 평화로 전환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2년·1994년의 한미연합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와 2018년 키 리졸브(KR)·독수리(FE) 연습 연기 결정이 북핵협상과 한반도 대화 정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 정부와 주한미군 사이 불협화음이 잦아지고 있어, 한·미 동맹 군사대비테세와 대북정책 공조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은 지난 18일 서해상에서 주한미군 전투기들이 훈련 중 중국 전투기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었던 주한미군의 활동을 우리 군 당국에 제대로 공유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브런슨 사령관(유엔군사령관 겸직)는 통일부가 힘을 싣는 '비무장지대(DMZ) 법' 제정안에 대해 지난달 "정전협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국회는 비군사적·평화적인 목적의 민간인 DMZ 출입 등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유엔사는 해당 법률이 한반도 정전협정에 위배될 뿐 아니라 민간인 출입이 늘어나면 북한의 대인지뢰 등에 의한 사고 위험성도 높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남·북 9·19 군사합의 복원의 첫 단추로 추진하는 접경지역 비행금지구역 재설정과 관련해서도 이견이 예상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