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안 차네' 하루 만에 마음 바꾼 트럼프 "관세 10→15%"

입력 2026-02-22 02:43
수정 2026-02-22 03: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전 세계에 새로 부과하겠다고 밝힌 '글로벌 관세'를 10%에서 1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10%를 예고했으나, 법적 최고치인 15% 한도를 전부 활용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에 "즉시 효력을 갖는 조치로서, 전 세계 관세(Worldwide Tariff) 10%를 허용된 최대치이자 법적으로 검증된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많은 국가가 "수십년간 아무런 보복을 받지 않은 채(내가 등장하기 전까지!) 미국을 '갈취해왔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무니없고 형편 없이 작성됐으며 극도로 반미적인 어제 대법원의 관세 결정에 대해 철저하고 상세하며 완전한 검토에 근거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몇 달 안에 트럼프 행정부는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의 놀라울 정도로 성공적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과정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방대법원은 전날 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총 9명의 대법관 중에서 6명이 위법 판결에 손을 들었고 3명은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20일 행정명령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는 24일 자정(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가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추가 행정명령 등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15%가 언제부터 적용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무역적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장 150일간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다. 150일 이후 이 조치를 계속하려면 의회가 연장을 승인해야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기존 상호관세 등을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무역법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하고 차별적 무역 관행을 취하는 무역 상대국에 일정 기간의 통지 및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대통령이 관세 등 보복 조처를 할 수 있게 한다.

전날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른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 납부 분에 대한 환급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항소심인 국제무역법원(CIT)에서 다시 한 번 판단을 받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1심과 항소심이 모두 환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만큼 판단이 바뀔 여지는 매우 희박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5년 동안 법정에서 다투겠다"면서 미국 정부가 스스로 돌려줄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환급 대상은 약 17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즉각 301조에 따른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 기간을 단축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국가별로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실태 조사를 거쳐서 개별적 관세 부과 상태를 이어가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