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스마트워치에 꽂힌 빅테크

입력 2026-02-20 17:31
수정 2026-02-21 00:40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 빅테크가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구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판단이 기저에 있다. 스마트워치 시장의 ‘터줏대감’인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20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메타는 연내 첫 번째 스마트워치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말리부2’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하와이 자택에서 열린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는 2022년 스마트워치를 개발했으나 막판에 출시를 접었다. 당시 밀던 확장현실(XR) 기기에 집중하고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결정에 따른 조치였다. XR 기기(메타 퀘스트)가 시장에 자리를 잡은 메타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워치처럼 AI 비서 및 건강 관리 기능을 개발 중인 제품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지난해 8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비(Bee)를 인수하며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했다. Bee는 별도의 스크린 조작 없이 음성만으로 대화 기록 및 요약, 일정 관리, 이메일 작성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다. 2016년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구글은 2022년 ‘픽셀 워치’를 출시하고 작년까지 네 번째 모델을 선보였다.

빅테크들이 그동안 외면하던 스마트워치를 개발하고 나선 것은 손목 기기가 스마트폰, 스마트글라스와 함께 생성형 AI를 구현할 핵심 기기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AI 음성비서 ‘알렉사’는 Bee의 스마트워치에 적용한다.

스마트워치의 기존 강자는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점유율 23%), 화웨이(18%), 샤오미(9%), 삼성전자(7%) 등이 1~4위를 차지했다.

이들 빅테크의 무기는 자체 AI다. 애플과 삼성전자는 핵심 AI 기능을 외부에 의존하고, AI 모델 고도화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있다. 반면 구글, 아마존, 메타는 지난해에만 AI 시설에 각각 100조원 안팎을 투자했고, 올해엔 200조~3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스마트워치가 디지털 헬스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도 빅테크가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스마트워치는 단순한 수면시간 측정을 넘어 각종 심혈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에는 ‘수면무호흡’ 탐지 기능이 들어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