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세계 첫 ULK1/2 프로탁·ADC 개발…미충족 항암 정조준”

입력 2026-02-21 06:18
수정 2026-03-12 15:01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가 저분자화합물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표적단백질분해(TPD) 프로탁과 항체약물접합체(ADC)로 모달리티를 확장한다. ULK1/2을 표적으로 한 프로탁 전임상 후보물질을 완성하고, 이를 활용한 듀얼 페이로드 ADC 전략까지 병행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항암 영역을 정조준한다.

박찬선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20일 인터뷰에서 “티씨노는 저분자화합물 기반 저해제 개발사로 출발해 TPD와 ADC까지 모달리티를 확대하고 있다”며 “ULK1/2 프로탁을 중심으로 기존 항암제의 내성 기전을 차단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ULK1/2 프로탁 ‘TXN12923’…자가포식 개시 단계 직접 분해티씨노는 ULK1/2 프로그램을 두 축으로 개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ULK1을 표적으로 한 프로탁, 두 번째는 ULK1/2 기반 듀얼 페이로드 ADC다. 현재 전임상 후보물질이 완성된 에셋은 ‘TXN12923’이다.

ULK1/2은 자가포식(오토파지, Autophagy)이 시작되는 상위 단계의 핵심 단백질이다. 자가포식은 세포 내 자원을 분해해 에너지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정상 세포에서는 균형 있게 작동하지만 암세포는 항암 치료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가포식을 활성화해 생존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XN12923은 기존 저해제와 달리 ULK1/2 단백질을 직접 분해하는 프로탁이다. 표적 단백질과 E3 리가제(CRBN)를 동시에 결합해 삼중 복합체를 형성한 뒤 단백질을 제거하는 기전이다. 박 대표는 “저해제는 단백질 활성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만, 프로탁은 단백질을 아예 삭제해 내성 발생 확률을 낮추고 기존 저해제가 해결하지 못한 저항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로탁인 TXN12923은 일회성으로 소모되는 기존 저해제와 달리, 표적 단백질을 분해한 뒤에도 파괴되지 않고 재사용되는 촉매적(Catalytic) 작용을 수행한다. 그는 “약물 한 분자가 여러 개의 타깃 단백질을 연속적으로 분해할 수 있어 적은 용량으로도 강력하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프로탁 특성 덕분에 TXN12923은 독성 문제에서도 저해제 대비 앞섰다. 기존 저해제가 표적 단백질의 활성 부위에 물리적으로 결합해 그 기능을 차단하기 위해 고농도의 약물 투여가 불가피했다. 프로탁은 저해제 대비 적은 양의 약물만 노출시켜도 강력한 항암 효능을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경쟁사 오노약품공업이 개발 중인 ULK1/2 저해제 ‘DCC-3116’과의 비교 동물 실험에서 이러한 차이가 확인됐다. DCC-3116이 100mg/kg 용량을 하루 두 번(BID) 투여해야 하는 반면, TXN12923은 이보다 적은 용량을 하루 한 번(QD)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동등 이상의 항암 활성을 입증했다.

DCC-3116 투여군에서는 당뇨 연관 증상과 유사한 대사 이상 부작용이 관찰된 반면, TXN12923은 이러한 증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독성은 낮추고 효능은 높인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 프로탁 기술의 우위를 입증한 결과다.

티씨노는 ULK1/2 프로탁을 단독요법보다는 병용요법 중심 자산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EGFR 및 KRAS 변이암은 표적항암제가 존재함에도 치료 과정에서 저항성이 빠르게 나타나는 영역이다. 표적항암제 투여 후 자가포식이 활성화되며 저항성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적응증으로는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이 있다.

현재 TXN12923은 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까지 모든 시험을 마무리하고 임상시험계획(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ADC 저항성 대응…듀얼 페이로드 전략ULK1/2 타깃 전략은 EGFR과 KRAS뿐 아니라 고형암 전반으로 병용 확장이 가능하다.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의 두 번째 축은 ULK1/2 프로탁을 활용한 듀얼 페이로드 ADC 개발이다. 최근 ADC 치료 이후 자가포식 증가가 저항성 기전으로 보고되는 만큼, ULK1/2 프로탁을 병용하거나 페이로드로 접합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형태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티씨노가 개발하는 듀얼 페이로드는 한쪽에는 임상적으로 검증된 Top1 저해제를, 다른 한쪽에는 ULK1/2 프로탁을 결합하는 구조다. ADC에 투여된 약물 중 실제 암세포 안으로 전달되는 비율이 제한적인 만큼, 적은 양으로도 반복적으로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 분해제를 페이로드로 활용하는 접근이 기전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박 대표는 “티씨노바이오사이언스는 저분자화합물 설계 기술력을 바탕으로 ULK1/2 타깃을 저해제, 프로탁, ADC 페이로드 등 다양한 모달리티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며 “ULK1/2 표적 캐미컬을 중심으로 모달리티를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항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2월 21일 6시18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