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에 핵포기 시한 제시

입력 2026-02-20 08:30
수정 2026-02-20 09: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에 미국과의 핵 합의 시한을 제시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제시한 최대 시한은 보름이다. 일단 미국이 요구하는 바, 즉 핵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핵 프로그램 폐기를 수용할 것을 이란에 강하게 압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6월 이란의 핵시설을 전격적으로 공습하기 직전에도 '2주일'이라는 시한을 언급한 뒤 그보다 일찍 기습 작전을 감행한 적이 있어서 '보름'이 되기 전에 군사작전 명령을 내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의 '도널드 트럼프 평화 연구소'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 첫 회의 연설을 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핵 협상을 거론, "양측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좋은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수년간 이란과 의미 있는 합의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지만 우리는 의미 있는 합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해 6월 미국의 최첨단 군사 무기를 동원해 이란의 핵 시설을 기습 타격한 것을 언급한 뒤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아마도 우리는 합의를 할 것이다. 여러분은 아마도 앞으로 열흘 안에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걸음 더 나간다'는 의미는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의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 방식의 정밀 타격이던 작년 6월 미군의 대이란 공격에 비해 공격 대상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아주 간단하다"며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중동은 평화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로 향하는 대통령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그는 특히 이날 오전 언급한 '10일'에 대해 "충분한 시간일 것"이라면서 "10일이나 15일. 거의 최대한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나쁜 일'의 의미를 묻자 "그건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하면서, 중동에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해 엄청난 군사력을 배치하는 등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전날부터는 미국이 이란을 겨냥해 2003년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중동에 집결시켰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면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이란에 대한 즉각적인 타격이 가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상황이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